오늘의 부활과 이주노동자 (마태복음25:31-46)김달성 목사 (포천이주노동자센터)
오늘 우리는 부활절 연합예배로 모였습니다. 어두움을 이기고 다시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이 여러분과 가정과 교회에 넘치기를 바랍니다. 또한 이 나라와 지구촌에도 그 은총이 더욱 깃들기를 기원합니다.
성경은 오늘의 부활을 말합니다. 바울은 로마서 6장에서 지금 여기서 받아 누릴 수 있는 부활의 생명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날마다 그리스도 예수와 함께 옛사람이 죽고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태어나 새 생명 가운데서 사는 진리를 설파하고 있습니다. 이는 개인만이 아니라 사회에도 적용되는 복음입니다.
인간과 사회는 예수와 올바른 관계, 좋은 관계를 맺음으로써 부활의 생명 가운데서 살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와 선한 관계를 맺으며 사는 사회와 인간은 포도나무에 붙어 있는 가지처럼 풍성한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부활하신 예수께서 승천하신 지 2천년이 지난 오늘, 우리가 예수와 선한 관계를 맺는 길은 무엇인가요? 마태복음 25장 40절에서 우리는 그 길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지극히 작은 사람 하나에게 행한 것이 곧 나에게 행한 것이다.”예수께서 하신 말씀입니다. 주님께서는 지극히 작은 사람들과 자신을 동일시하셨습니다. 오늘 사람은 누구라도 지극히 작은 사람들과 좋은 관계, 올바른 관계를 맺음으로써 부활의 생명을 받아 누릴 수 있습니다. 오늘 부활의 은혜 속에서 풍성한 삶을 누리는 지름길은 지극히 작은 사람들과 선한 관계를 맺으며 사는 데 있습니다.
오늘 한국사회에서 지극히 작은 사람들은 누구인가요? 누가 지극히 작은 사람들인가요? 150만 이주노동자는 지극히 작은 사람들 속에 있습니다. 이들은 지극히 작은 사람들입니다. 이들과 선한 관계, 올바른 관계를 맺고 사는 것은 곧 예수와 선한 관계, 올바른 관계를 맺고 사는 것입니다.
오늘 한국사회는 150만 이주노동자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나요? 저는 지난 9년 동안 이주노동자들과 함께 지내면서 이 관계에 대해 집중적으로 살펴보았습니다. 결코 좋은 관계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정글같은 착취공장형 맘몬왕국 코리아는 제 먹이사슬 맨 끄트머리에 150만 이주노동자를 고정시켜놓고 현대판 노예로 부리면서 배를 불리되, 갈수록 1:99사회를 만들고 있습니다. 150만 이주노동자는 한국사회의 기초를 떠받들고 있지만, 인간의 보편적인 기본권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은 사람으로서 여기 왔는데, 우리는 이들을 단지 인력으로 보고 대우하며 사물화시키고 있습니다. 자본의 이윤 극대화를 위한 수단으로 시용하기 바쁩니다. 오늘 이주노동자 없이는 중소기업 공장, 채소 과일 축산농장, 어장, 건설현장, 서비스업 등이 돌아가지 않을 지경인데 , 우리는 이들을 심하게 차별하고 억압하며 홀대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1년에 사망하는 이주노동자가 3천명이 넘습니다(2024.12 국가인권위원회 연구보고서). 대부분 산재 사망자로 추정되지만, 우리는 이들의 90% 이상을 암장하고 있습니다. 사인 규명 없이 졸속으로 사후 처리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이주노동정책의 골자는 고용허가제입니다. 이는 2004년부터 시행된 것으로서 우리 손으로 뽑은 국회의원들이 만들고 정부가 집행하며 사업부가 강력히 뒷받침하고 있는 제도입니다. 내국인이 기피하는 일터에만 외국인노동자를 보내는 이 제도는 독소적인 내용 2가지를 갖고 있습니다. 첫째 이 제도는 고용주와 이주노동자 사이를 철저한 주종관계로 만듭니다. 이 관계는 이주노동자의 모든 기본권, 인권, 노동권을 침해하는 근본 원인입니다. 둘째 이 제도는 기본적으로 일터 이동의 지유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그 결과 열악하기 그지없는 일터에 묶어놓고 원치 않는 노동을 강요하는 강제노동이 자주 발생합니다.
오늘 우리는 150만 이주노동자와 나쁜 관계, 그릇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이는 곧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와 나쁜 관계, 그릇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입니다. 이 관계를 선한 관계, 의로운 관계로 바꿔야만 우리에게 부활의 생명이 더욱 임할 것입니다. 나 개인만이 아니라 우리사회가 부활의 생명을 더욱 받아 누리기 위해서는 150만 이주노동자와 선한 관계 맺기에 힘써야겠습니다. 고용허가제를 중심으로 펼치는 이주노동정책을 개선하는 일에 참여합시다. 이주노동자들을 현대판 노예로 부리며 돌아가는 사회구조에 순응하며 살아온 삶의 태도도 바꾸도록 합시다. 저마다 자신의 삶의 자리에서 성령을 의지하며 힘씁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