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국가라는 신화’ 는 허구

                     미국식의 기독교 국가주의에 대한 반론 

저자는 미국 미네소타주의 한 대형교회, 우드랜드 힐스교회를 창립하여 담임하고 있는 그레고리 A. 보이드 목사로  2005년에 출간한 책이다. 그는 지난 2004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자신과 교회 공동체에 빗발친 정치 참여 요구, 즉 소위 우파 정당과 소속 정치인을 지지하라는 요구를 거부하며 “십자가와 칼”(The Cross and the Sword)이라는 제목의 설교 시리즈를 6주간 이어 갔다. 이 설교들을 정리하여 출간한 것이 바로 이 책, 『기독교 국가라는 신화』이다.

저자가 ‘들어가는 글’에서 밝히듯이 그가 이 설교 시리즈를 이어 가는 동안 전체 교인 수의 약 20%에 해당하는 천여 명의 사람들이 교회를 떠났다. 그러나 동시에 보수 정당의 노선을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복음주의 공동체로부터 이방인과 같은 취급을 받았던 많은 기독교인이 이 설교를 통해 참된 하나님 나라를 이해하게 되었음을 고백했다.

총 9장으로 구성된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예수의 나라가 지배하는 칼의 권력이 아닌 십자가의 사랑이 지배하는 나라임을 성경의 근거를 통해 밝힌다. 또한 박해받는 거류민이었던 기독교가 다스리는 영주로서의 지위를 획득한 이후 예수의 이름으로 박해를 자행했던 역사를 되짚음으로써, 오늘날 지배적 위치를 지닌 기독교의 모습을 돌아보게 한다.

더불어 미국을 다시 ‘기독교 국가’로 만들어 ‘하나님께 되돌려 드리자’는 기치 아래 보복과 전쟁을 일삼으며 섬김의 권력 대신 지배하는 권력을 행사하려 하는 당시 미국 복음주의 교회의 행태를 날카롭게 꼬집는다. 예수가 원했던 하나님의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한 것이 아니다. 교회의 본질적 사명은 자신을 희생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갈보리적 사랑으로 이 세상을 섬기는 것뿐이다.

저자 그레고리 A. 보이드 박사는 미국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에 위치한 우드랜드 힐스 교회의 창립자이자 담임목사이며, 크리스투스 빅토르 미니스트리(Christus Victor Ministries)의 창립자이자 대표이다. 그는 『매트릭스 탈출』(Escaping the Matrix, 앨 라슨 공저), 『보는 것이 믿는 것』(Seeing Is Believing), 그리고 세계적 베스트셀러인 『회의론자들의 편지』(Letters from a Skeptic)를 포함한 총 15권의 저서 및 공저서를 집필하였다.

역자 정병준 박사는 장신대와 미국 프린스턴에서 석사를 호주 멜버른 대학에서 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장신대학교에서 교회사를 가르치면서 한국 교회사와 에큐메니칼 운동에 관련된 연구와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호주선교회의 한국 선교와 한국장로교회 분열의 원인을 규명하는 데 공헌했다. 청년 시절부터 국내외 에큐메니칼 운동에 참여해 왔으며, 현재 세계선교협의회(CWM) 자문위원과 한국기독교역사학회 회장으로 섬기고 있다

책의 목차 

역자의 글

  1. 칼의 나라
  2. 십자가의 나라
  3. 하나님 나라의 거룩함을 지키기
  4. 거류민에서 정복하는 전쟁 영주로
  5. 미국을 하나님께 되돌려 드리자
  6. 기독교 국가라는 신화
  7. 죄인 중 괴수가 도덕적 수호자가 될 때
  8. 하나님 아래 있는 나라?
  9. 기독교인과 폭력:어려운 질문들과의 대면 

보이드(Gregory A. Boyd) 목사가 쓴 『그리스도와 국가(원제: The Myth of a Christian Nation)』는 기독교와 정치적 민족주의 사이의 관계를 비판적으로 조명하며, 그리스도인이 세상 정부와 권력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를 다룬다.  핵심 내용은 ‘세상 나라’ 과 ‘하나님 나라’를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이다. 세상 나라 (Kingdoms of the World)는 강제력, 법, 군사력, 그리고 ‘칼’의 힘을 통해 통제하고 질서를 유지한다. 아무리 도덕적인 국가라도 근본적으로 권력 지향적이다. 그러나 하나님 나라 (Kingdom of God)는 희생적인 사랑, 섬김, 그리고 ‘십자가’의 길을 따르며 권력이 아닌 사랑으로 변화를 일으키는 공동체라는 것이다.

따라서 ‘기독교 국가’ 라는 개념의 허구 (The Myth)을 밝힌다. 보이드는 미국(또는 특정 국가)을 ‘기독교 국가’라고 부르는 것이 위험한 착각이라고 지적한다. 이런 식으로 특정시기 국가가 기독교적 가치를 내세울 때, 오히려 복음의 순수성이 정치적 목적에 이용되거나 변질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교회가 국가 권력을 손에 쥐었을 때(콘스탄티누스 황제 이후), 오히려 폭력과 억압이 발생했음을 경고한다.

그리스도인이 특정 정당이나 이념을 ‘하나님의 뜻’과 동일시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한다. 우파나 좌파 중 어느 한쪽을 복음과 일치시키는 것은 하나님 나라를 세상 수준으로 끌어내리는 행위라고 본다. 정파적 승리나 정치적 승리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예수님처럼 사랑하는 것’ 이라는 주장이다. 따라서 참된 역할로의 저자가 제안하는 그리스도인의 본분은 다음과 같다.

따라서 세상을 힘으로 지배하려 하지 말고, 낮은 곳에서 섬김으로써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쳐야 하고 정치적 논쟁에 매몰되기보다, 사회적 약자를 돌보고 원수까지 사랑하는 ‘십자가의 삶’을 실천해야 한다.  “복음은 정치적 권력을 얻어 세상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십자가의 사랑으로 세상을 감동시키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특정 국가를 신성화하는 민족주의적 기독교에 던지는 강력한 경고장이라 할 수 있다.

<본문 중에서>

세상 나라의 모든 형태는 다른 사람들 위에 지배하는 권력을 획득하고 행사함으로써 움직이지만, 하나님 나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 안에서 성육신 되어 드러난 나라로서, 오직 다른 사람들 아래로 낮추어 섬기는 권력을 실천함으로써 전진한다. (본문 14쪽)

예수께서는 해결책을 제공하거나, 외적 규정을 약간 조정하거나, 더 나은 행동을 강제하기 위해 오신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는 사람들을 하나님의 주권적 사랑의 통치로 이끄심으로써 그들의 삶을 내면에서 밖으로 변혁시키기 위해 오셨다. 그리하여 세상 나라의 ‘지배하는 권력’ 전술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도록 하셨다. (본문 77쪽)

이 역사는 참으로 깊은 슬픔과 아이러니로 점철되어 있다. 교회는 즉각적이고 눈에 보이는 ‘좋은 일’을 효과적으로 성취하려는 욕망 때문에, 종종 하나님 나라의 부르심을 저버렸다. 그 결과, 극도로 악한 일들을 정당화하곤 했다. (본문 105쪽)

우리를 박해하는 자들을 축복하라고 가르치신 그분의 이름으로, 교회는 오히려 잔혹한 박해자가 되었다. 십자가를 지라고 가르치신 그분의 이름으로, 교회는 종종 칼을 들었고 다른 사람들을 십자가에 못 박았다. 이처럼 예수 그리스도를 위해 세상을 얻겠다는 명목으로, 교회는 종종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되었다. (본문 107쪽)

하나님 나라는 세상 나라의 기독교적 형태가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세상 나라의 모든 형태에 대한 거룩한 대안이다. 그러므로 하나님 나라 백성이 이 고유성을 인식하고 이 거룩함을 보존하는 데 모든 것이 달려 있다. (본문 111쪽)

우리는 개인적으로나 집단적으로나 하나님 나라를 대표하는 유일한 방식은 다른 사람들을 향한 사랑으로 가득한, 그리스도를 닮은, 자기희생적 섬김의 행위뿐임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그 밖의 모든 것은 – 아무리 선하고 고결해 보일지라도 – 하나님 나라 밖에 있다. (본문 122쪽)

역사의 교훈, 곧 마귀가 내내 알고 있었던 교훈은 이렇다. 하나님 나라를 무너뜨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교회가 세상 나라를 다스리는 권력을 쥐게 만드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렇게 되는 순간, 교회는 곧 세상 나라가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십자가를 내려놓게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들에게 칼을 쥐여 주는 것이다! (124쪽)

그 능력은 ‘지배하는 권력’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섬기는 권력’에 있다. 그것은 당신의 투표권에 있는 것이 아니다. 투표권은 민주 국가의 모든 시민이 가진 힘일 뿐이다. 우리의 능력은 세상을 향해 사랑으로 섬기며, 무릎을 꿇어 기도할 때 드러나는 하나님 나라의 마음이 가진 능력 속에 있다. (본문 1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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