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경 여사에게 드리는 편지

              541일 째 고공농성중인 노동자 편지 

   
                                      * 지지자들과 함께 한 이해학 목사와 손은정목사(영산 총무) 

이 편지는 현재 구미서 고공농성중인 박정혜노동자가 이재명 대통령부인 김혜경여사에게 피끓는 심정으로 쓴 편지로 이후 성남 주민교회서 은퇴하신 이해학목사님을 통하여 지난 주간 여사에게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이런 소식을 언론을 통하여 알릴 겸 지난 8월 14일 오후 4시 광화문 이순신동상앞에서 기독인 긴급 기자회견이 열렸다.

내일 15일은 이재명 대통령 국민 취임식이자 해방 80주년을 맞는 날이다. 그러나 노동자들중 서울서는 세종호탤 해고노동자가 고공에서 구미에선 한국옵티칼하이태크 공장옥상서 정리해고를 받아드리지 않고 고공농성중이라는 것을 알리는 위한 것이였다.  나라로써는 기쁜 날이지만 노동자들로써는 너무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어 하루빨리 고용노동부가 개입하기를 소망한다.   

                                존경하는 김혜경 여사님께.

안녕하세요. 저는 경북 구미에 있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라는 일본기업 국내자회사에서 일하다 해고된 노동자입니다. 지금은 불타버린공장 위에서 오늘로서 541일째, 찌는듯한 더위로 하루하루를 보내며, 억울함을 알리고 살기 위한 싸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사실 이 편지를 쓰는 손이 많이 떨립니다. 너무 늦은 건 아닐까, 너무 무거운 짐을 드리는 건 아닐까 걱정도 되지만, 마지막 희망을 걸고 조심스레 펜을 들었습니다.

여사님, 저는 어떤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습니다. 그저 평범하게, 묵묵히 일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구미공장이 불이나고 하루아침에 해고를 당했습니다. 이유도 설명도 없이요. 그리고 지금까지 3년 넘게 거리에서, 불타버린공장 위에서 버티고 있습니다. 싸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 목소리는 너무 작았습니다.
높은 곳에 올라가면 보일 줄 알았고, 외치면 들릴 줄 알았지만, 법은 기업의 편이었고, 힘없는 노동자들은 절망한채로, 버틸수밖에 없는 이 세상이 너무 무심했습니다. 그럴수록 숨이 막히고, 마음이 무너집니다. 그래서 여사님께 이 마음을 전해봅니다.

여사님, 부디 한번만 저희를 돌아봐 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누군가의 손이, 눈이, 진심이 필요합니다. 여사님께서 그 손이 되어주시고, 마음이 되어주실 수 있을까… 그 희망 하나로 이 편지를 씁니다. 제발 도와주세요. 저희는 다시 일하고 싶습니다. 땅을 밟고, 가족을 만나고, 평범한 하루를 살고 싶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삶을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여사님의 따뜻한 마음이, 저희 싸움에 한 줄기 빛이 되어주시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꼭, 꼭 저희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언제나 건강하시길 바라며… 진심을 담아,
        2025년 7월 1일 한국옵티칼 고공농성 중인 해고노동자 박정혜올림

   
 

이 날 기자회견은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와 한국교회인권센터가 주관한 가운데 전남병 목사 ‘고난받는이들과함께하는모임 사무총장’ 의 사회로 박형순, 류순권, 손은정, 정진우 목사의 발언에 이어 고공농성 투쟁 사업장의 최현환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지회장’ 과 고진수 ‘세종호텔지부 지부장’ 의 현장보고가 있었다. 끝으로 민아름 목사 ‘기독여민회 총무’ 와 기숙영 사무국장 ‘교회개혁실천연대’ 이 다음의 선언문을 낭독했다.  

   
 

                      광복 80년, 그리스도인 선언 고공농성 노동자들에게 해방의 빛을

1945년 광복으로 일제의 정치적 지배는 끝났으나, 80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해방은 완성되지 않았다. 우리 민족은 여전히 경제적으로 외국 자본에 예속되어 있으며, 일제 강점기의 유산처럼 일본 거대기업들이 한국 땅에서 노동자들을 수탈하고 있다. 일본 니토덴코와 같은 외투 자본은 한국 정부의 세제 혜택과 지원으로 막대한 이윤을 누리고도, 자기 기업의 한국 노동자들은 언제든 희생시켜 버리는 만행을 자행하고 있다. 외국 자본이 국내 노동법과 주권을 무시한 채 노동자를 탄압하는 현실은, 진정한 해방이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광복 80년이 지나도록 경제적 식민이 계속되는 것은 해방의 의미를 무색하게 하는 시대착오적 현실이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에서 벌어진 니토덴코의 행태는 이러한 경제 예속의 축소판이다. 니토덴코는 2022년 10월 구미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대책은커녕 법인을 일방적으로 청산하고 노동자들에게 희망퇴직을 강요했다. 끝까지 사직을 거부한 17명은 즉각 정리해고 당했다. 회사는 생산을 멈추기는커녕, 해고한 공장의 생산 물량을 똑같이 자신들이 세운 자매회사인 한국니토옵티칼로 옮겨 사업을 계속했다. 이는 경영 악화나 불가피한 사정 때문이 아닌, 순전히 노조를 탄압하고 노동자들을 쫓아내기 위한 악의적 폐업이자 ‘쌍둥이 회사’를 활용한 부당노동행위이다. 니토덴코는 성장했지만, 정작 한국 노동자들에게 돌아온 것은 대량해고와 공장 폐쇄였다. 우리는 노동자를 희생양 삼아 이윤만을 추구한 니토덴코의 반사회적 반노동 범죄를 준엄하게 규탄한다.

노동자가 이렇게 처절한 희생을 치르는 동안 대한민국 정부는 무엇을 했는가. 한국 정부는 자국 노동자가 외국 자본에 의해 부당해고되고 노조 탄압을 당하는 상황을 알면서도 사실상 수수방관해왔다. 니토덴코가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의 불법적 폐업으로 국내 노동법을 짓밟고 사업을 계속하도록 1년 넘게 용인하고 방관한 책임이 정부에 있다. 해고 노동자들이 복직을 요구하며 수년째 투쟁하고 있음에도, 정부의 개입은 더디고 미온적이었다. 정권 교체 때마다 노동존중을 표방했지만, 정작 노동자의 삶이 무너질 때 국가가 지켜주지 않는 현실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정부가 헌법과 법률이 부여한 책무를 스스로 져버린 직무유기이며, 국민의 생존권을 지킬 의지가 없음을 자인하는 것이다.

벼랑 끝에 내몰린 노동자들은 결국 자신의 몸을 던져 호소하는 길을 택했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해고 노동자 박정혜 씨는 2024년 1월 8일 불타버린 구미 공장 옥상 9미터 높이에 올라가 고용 승계를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그로부터 사계절이 바뀌도록 차디찬 혹한과 숨막히는 폭염을 온몸으로 견디며 옥상을 떠나지 않았고, 그의 농성은 벌써 540일을 훌쩍 넘었다. 500일이 넘는 하늘 위의 삶 속에서 박정혜 씨의 건강은 심각히 악화되었고, 이는 한 인간에게 가해지는 극한의 고통이자 생명의 위협이다.

세종호텔 해고 노동자 고진수 씨도 자신의 일터가 있는 서울 한복판에서 하늘로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 세종호텔은 2021년 12월 코로나19로 인한 경영악화를 구실로 식음료부서를 폐지하며 민주노총 관광레저산업노조 소속 조합원 12명을 집단해고했다 . 고진수 지부장은 부당해고에 맞서 동료들과 복직 투쟁을 이어왔으나, 회사는 경영이 흑자로 돌아선 뒤에도 정당한 복직 요구를 끝내 거부했다. 오히려 호텔은 해고자들의 빈자리에 비정규직을 채용하여 운영을 지속했다 . 결국 고진수 씨는 2025년 2월, 서울 명동 세종호텔 앞 10미터 높이의 좁은 교통시설물 위로 올라가 무기한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노동자가 거리 한복판 하늘 높이 갇혀야만 목소리가 들리는 사회, 이것이 과연 해방된 나라의 모습인가. 박정혜, 고진수 두 노동자의 처절한 고공농성은 우리 사회가 아직도 얼마나 비정하고 부끄러운가를 만천하에 고발하고 있다.

성서가 외치는 바는 분명하다. 하나님 나라의 정의는 압제로 신음하는 이들을 외면하지 않고 그 멍에를 끊어 버리는 데에서 실현된다. 80년 전 일제의 폭정 아래서 고통받던 민중이 해방을 갈망했듯이, 오늘날 자본의 횡포 아래 신음하는 노동자들의 울부짖음에 응답하는 것이야말로 그리스도인의 마땅한 책임이다. 그리스도인은 불의한 구조에 맞서 억압받는 이들을 해방으로 이끄라는 하나님의 명령 앞에 응답해야 한다. 우리는 믿는다.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고 억압의 사슬이 끊어질 때, 비로소 광복의 참된 의미가 오늘의 현실에서 완성될 것이다.

우리의 요구
이에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양심을 걸고 결단하며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첫째, 일본 니토덴코의 노조 파괴와 노동탄압 행위를 강력히 규탄하며, 한국 노동자들에 대한 모든 부당행위를 중단하고 해고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에 즉각 응할 것을 촉구한다.
둘째, 대한민국 정부는 더 이상의 직무유기를 중단하고 지금 즉시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부당해고 사태와 세종호텔 정리해고 문제 해결에 나서 책임을 다하라.
셋째, 국회는 즉각 청문회를 개최하라. 진상과 책임을 공개적으로 규명하기 위한 최소한의 절차이며, 5만 명의 국민의 염원으로 이미 개최 요건이 충족되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옥상과 철탑 위에서 투쟁하는 노동자들과 끝까지 함께 할 것이며, 이들의 투쟁이 승리하여 땅을 딛는 해방의 그날까지 모든 힘을 모아 연대할 것을 선언한다.

          2025년 8월 14일 고공농성 노동자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그리스도인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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