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가 ‘상습 거액 외화 밀반출’(2)
팩션(faction)으로 본 한국교회 민낯
▼한뫼 이성산(李聖山) / ds2sgt@nate.com
구보(仇甫)는 추리작가이기 이전에 기자였다. 국제 전문이다. 당연히 세계 곳곳을 섭렵했다. 오대양 육대주 웬만한 데는 다 가 봤다. 심지어 남극에도 갔었다. 잠시 환경담당 기자를 할 때, 남극 생태계 취재한답시고 과학기술부 담당지역인 남극 세종기지까지 들어갔었다. 구보의 소설 무대가 지구촌을 넘나드는 것도 그런 연유다. 구보는 애국주의(patriotism)를 넘어서 국수주의(chauvinism)자이다. 국제문제와 세계정세를 알기에 미국에 대한 정체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또 미국에 살면서 국제문제 특파원도 한 경험이 있기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개신교 국가가 아니지만(어느 무식한 목사는 심심하면 “미국은 기독교 국가”라고 떠벌인다), 개신교를 내세워 별짓 다하는 나라다. 북한 더러 뭐라 할만한 나라가 아니다. 그런 것도 모르고 대한민국 대다수의 지도층(특히 대형교회 담임목사)들은 친미(親美)주의를 넘어 숭미(崇美)를 하는 것은 참으로 안따깝다.
각설하고~
서울 송파구 소재 W교회 담임목사 박수완이 해외집회에 동행하는 교인들을 ‘운반책’으로 하여 소규모 외화 밀반출만 저질렀을까? 그건 빙산의 일각이다. 진짜 거액의 밀반출은 아주 교묘하고 합법적 통로를 통해 이뤄졌다.
공항 통한 외화 密搬出은 ‘氷山一角’
예를 들면 이런 거다.
1990년 7월 7일 창립한 W교회가 그의 소박하고 겸손한 설교와 뜨거운 철야예배로 개척 10년 만에 등록 교인 3만 명의 대형교회로 부상할 즈음, 박수완에게 ‘해외 선교’라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2002년 한일월드컵 열기로 전국이 취해 있던 그 와중에 의정부 여중생 미선․효순 양이 미군 장갑차에 의해 깔려 숨진 다음 날인 6월 14일(금), 박수완은 금요구역장ㆍ권찰기도회 시간에 ‘이영교 선교사 파송 특별예배’를 인도한다. 임진(壬辰)생인 이 선교사는 경북 상주 출신으로 수더분하고 성정(性情)이 착해 평소에도 많은 교인들이 따랐다. 그래서인가? 남자 성도들도 구름같이 몰려 왔다.
W교회 첫 파송선교사로 이영교 선교사가 짐을 푼 곳은 파키스탄의 라호르. 라호르는 어떤 도시인가! 티무르의 후예인 바부르가 창건한 무굴제국(1530~1858년)시대 황족의 거처로 전성기를 구가했던 인구 7백만 명 규모의 파키스탄 동북부에 위치한 제 2도시다. 파키스탄 헌법엔 ‘code C’라는 게 있다. 우리로 치면 헌법 제3조쯤 해당하는데, ‘이슬람교를 모독하거나 타 종교를 전파하는 자는 최고 사형에 처할 수 있다’는 무시무시한 조항이다. 따라서 파키스탄에서 선교를 한다는 건 목을 내놓고 해야 할 무모한 짓이다. 실제로 라호르에선 2004년 돈 까밀로라는 이탈리아 출신 가톨릭 신부가 강론 중, “주님을 믿어야 우리의 마음이 평안해진다”는 말을 했다가 미사를 감시하고 있던 비밀경찰에 체포돼 갖은 고초를 겪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적도 있다.
파키스탄 라호르로 ‘1호 선교사’ 파송
그런 척박한 환경에서도 이영교 선교사는 슬럼가에 자리를 잡고 ‘우회적인 선교활동’을 시작했다. 우선 초ㆍ중ㆍ고등학교를 세웠다. 다음 카페트 짜기, 오토바이 수리센터 공원, 벽돌 공장 인부 등으로 혹사 당하는 어린이들의 가정을 가가호호 방문해 부모를 설득했다. 부모들은 노동 현장에 아이들을 내보내야 생계에 보탬이 되는데 호락호락 허락할 리가 있나! 하지만 파송 전부터 우루드어(파키스탄 공용어)를 익힌 덕분에 부모들과 스킨쉽하는데 불편이 없었다. 게다가 수더분하고 신뢰 가는 얼굴에 빙긋이 웃는 그의 표정이 굳게 닫혔던 부모들의 마음을 무장해제시켰다.
2005년 성탄 무렵 구보가 신년 특집용 아시아 지역 빈곤 취재를 핑계로 라호르를 찾았을 때 이영교 선교사는 ‘쓰다에 라호르’라는 이름의 콩나물 초․중․고등학교를 운영하느라 진땀을 줄줄 흘리고 있었다. 그런데 이 선교사와 함영숙 사모(남매는 미국 국제학교 재학)와 셋이 2박 3일 동안 식사를 하면서 구보는 엄청난 충격을 받는다.
23일 저녁, 24일 아침, 저녁(점심은 라호르 다운타운에서 매식), 그리고 성탄절 아침(구보는 이날 낮 라호르를 떠났다) 식사 반찬이 같았다. 끈기 없어 풀풀 날리는 밥이야 그렇다 치고 반찬이란 게 무국, 무채무침, 무조림, 그게 다였다. 25일 아침 식사 때, 이 선교사는 구보에게 식사기도를 부탁했다. 그런데 기도를 시작한 구보, 몇 마디도 못하고 ‘펑펑’ 울어버렸다.
두 사람 모두 배울 만큼 배운 사람들인데, 이 지독한 이슬람 도시에 와서, 그것도 슬럼가에서 복음을 전파하겠다고 구두 뒤축이 닳도록 다니는데, 무국, 무채무침, 무조림이라니! 구보는 출장비에서 미화 1천 달러를 꺼내 이 선교사에게 쥐어줬다. 완강한 거부. 구보가 말했다.
“선교사님께 드리는 게 아니라, 라호르 슬럼 아이들에게 주는 겁니다.” 구보는 이 선교사의 얘기를 신년 특집에 쓰지 않았다. 대신 기사를 묵혀 두었다가 사회부에 근무하는 독실한 개신교인 선배한테 주었다.
신문 사회면에 나자 박수완 狂奔(광분)
2006년 3월 1일자 대한신문 사회1면 네 컷 만화 ‘순악질 아지매’ 옆에 박스 기사가 났다. 사람 좋은 얼굴의 이 선교사가 현지 아이들을 보듬어주는 사진, 기사 제목은 ‘라호르의 페스탈로찌-이영교 선교사’. 다음 날(2일) 주일 낮 예배에 박수완 목사 난리가 났다. 그가 눈물 콧물 쏟으며 하는 말.
“영교야, 니가 신문에 나다니, 너도 출세했고, 나도 출세했다.” 그 때 구보는 후회했다. ‘내가 실수를 해도 큰 실수를 했구나!’
박수완은 이번엔 동부 아프리카 스바를 공략 대상으로 삼는다. 스바는 솔로몬 시절 유대교를 받아들였다. 나중에 이집트에서 자생한 그리스도 단성설(單性說)을 신봉하는 콥트교(coptic church)로 전환한 국가. 한국전 참전국가다.
박은 여기에 세브란스병원 같은 대규모 의료센터 건설을 추진했다. 그는 변덕이 죽 끓듯 하지만, 한 번 결심하면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 않는다. 일단 미화 5백만 달러를 투입했다. 2007년 교인 수백 명이 전세기로 현지에 날아간 가운데, 거창한 기공식을 가졌다. 아베베 스바 대통령도 ‘당연히’ 참석했다. 그런데 병원 건축 공사를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사고가 터지고 말았다. 공사 감독하라고 보낸 장로와 집사 사이에 첨예한 갈등이 증폭되는가 싶더니 집사가 어느 날 미국으로 튀어버린 거다. 거액을 챙긴 채. 장로를 본국 소환하고, 공사 중단!
장로ㆍ집사 농간으로 SMC 공사 중단
박수완은 “스바 병원(Sheba Medical Center) 공사에 사탄이 장난을 친다”며 교인들에게 기도를 주문했다. 철 모르는 교인들, 철야예배를 전보다 더 쎄게 할 수밖에. 2009년 박은 초기보다 더 큰 배팅을 한다. 2천만 달러! 그렇게 SMC는 준공됐다. 그 보다 한 해 전 이영교 선교사는 박수완으로 부터 파송지를 미얀마로 옮기라는 지시를 받는다. 이 선교사는 지금 수도 양곤에서 선교센터와 종합대학을 짓는 미션을 수행 중이다.
구보가 최근 Y장로 투신자살과 관련해 일련의 보도를 한 뒤, 은퇴 후 양곤의 선교센터에 자비량 선교사로 나가 있는 교인의 부인이라는 이로부터 이메일 한 통이 왔다.
미얀마 자비량 선교사 부인의 폭로
선교지에 나가기 전 우리 담임목사님 말씀을 100% 믿고 순종하는 마음을 가졌습니다. 또 교회가 양곤에 파송한 이영교 선교사도 예수님 같은 분으로 생각했습니다. 처음 나갔을 때, 센터 건축 준공 전이라 그(이영교 선교사를 지칭) 옆방에 두 달 반을 살았는데 정말 크게 실망했습니다. 예전 이 선교사가 아니었습니다. 마귀 사단에 사로잡히면 예수 안 믿는 사람보다 더 고약한 짓을 일상으로 저지르며, 교활해짐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거짓말은 기본이고요. 돈이 뭉텅이로 들어오다 보니 모두 돈 마귀에 붙들린 것 같습디다. 성경 말씀이 어찌도 그리 진리인지요? 돈은 역시 무섭습니다. ‘번영이 저주’라고 한 말씀, 맞는 것 같습니다.
이곳엔 복음도 십자가 사랑도 없습니다. 글로벌미션(W교회가 양곤에 세운 선교센터)에 근무하는 한 간부가 “이영교 선교사가 누구한테 배웠겠느냐”고 말했을 때, 첨엔 그 말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이곳에서 벌어지는 행태에 관해 아는 분은 다 알고 있습니다. 그가 땅을 얼마에 얼마만큼 사고 왜 샀는지도. 본국으로부터 온 달러에서 대략 얼마를 챙겼는지도. 다만 W교회 교인들만 모를 뿐이죠. 엄청난 성도들이 피ㆍ땀 흘려 근검 절약하며 바친 선교헌금이 어떻게 쓰여졌고 얼마나 빠져 나갔는지 하나님께서 다 보고 계시지 않겠어요? 자신들은 평생 피땀 흘려 일도 해보지 않고 성도들이 하나님께 바친 성물로 호의호식하며 떵떵거리고 살고 있습니다. 영적 지도자라는 이들의 죄로 인해 내려질 하나님의 징계가 무섭고 두렵습니다. 그들이 어서 아버지 하나님 앞에 내려놓아야 하는데…. 박수완 목사로부터 전수(傳受)받은 수법으로 ‘세상에서 가장 성공한’ 자랑스런 W교회 파송 1호 선교사 이영교, 그리고 사모 함영숙.
“계산 끝났다. 넌 근수도 모자란다. 네 왕국을 흩어버리겠다.”
그러고 보니 구보도 석연치 않은 생각이 들긴 했다. 2012년 한국국제협력단(KOICA) 자문위원으로 베트남 하노이와 호치민을 시찰하는 김에 이영교 선교사나 보려고 양곤에 잠깐 들렀다. 점심을 끝내고 구보가 계산하려하자 이 선교사, 굳이 자기가 내겠다고 우기는 것 아닌가!
‘기록한 글자는 이것이니 곧 메네 메네 데겔 우바르신(MENE, MENE, TEKEL, PARSIN)이라’
(다니엘서 5장 25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