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진 칼럼

                          필기도구와 노트 매출 늘어 

문재진목사(푸른빛광성교회,미래교회전략연구소장, 총회다음세대비전위원회전문위원) 

1. 필사에 꽂힌 2030세대

최근 2030세대 사이에서 아날로그적 활동인 ‘필사(筆寫)’가 주목받고 있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디지털 네이티브’인 이들은 스마트폰 알림, 빠른 정보 소비, 짧은 콘텐츠 중심의 생활에 익숙하지만, 이러한 환경이 오히려 피로감과 심리적 압박을 유발하고 있다는 점에서 디지털에 대한 회의와 거부감을 느끼고 있다. 이에 따라 손 글씨로 긴 문장을 따라 쓰는 필사 활동을 통해 아날로그 감성을 회복하고자 하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 따르면 올해 1-4월 출간된 필사 관련서적은 163권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8배 증가했다.

전통적인 시집, 에세이 뿐만 아니라 다양한 글감을 필사 대상으로 쓰고 있다‘1) 교보문고 통계에 따르면 필사 도서 판매량은 2023년 대비 무려 692.8% 증가했고, 전년 대비 43.9%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2) 이는 단순한 취향을 넘어 디지털 과잉 시대 속에서 손으로 직접 쓰는 행위 자체에 대한 강한 열망을 반영하는 지표로 볼 수 있다. 최근에는 책을 읽고 글을 쓰기 좋은 환경을 찾아 떠나는 여행, 일명 ‘북스테이’도 주목받고 있다. 에어비앤비는 지난 세계 책의 날(4월 23일)을 기념해 국내에서 독서와 필사에 몰입하기 좋은 감성 북스테이 숙소 5곳을 소개하기도 했다.3)

1) 류병화, “하루 5분만 투자하면 스트레스 풀려요..필사에 꽂힌 2030”, 한국경제신문, 20250502
2) 교보문고 필사도서 판매추이(뉴스저널리즘(https://www.ngetnews.com)
3) 홍지연, “‘텍스트 힙’ 열풍…감성 북스테이 여행 가능한 에어비앤비 숙소 5곳”,매일경제,20250425

2. 2030세대가 필사에 빠진 이유 : 텍스트 힙(Text Hip)

2030세대가 필사에 꽂히게 된 데에는 문해력 저하에 대한 위기의식이 자리하고 있다. 최근 청년층의 문해력 저하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면서,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자기 개발적 동기가 필사 열풍을 부추기고 있다. 또한 인공지능(AI) 시대에도 여전히 높은 문장력과 어휘력이 요구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훌륭한 문장을 직접 손으로 베껴 쓰는 필사가 글쓰기 연습에 도움이 된다는 점이 젊은 세대의 흥미를 자극했다고 볼 수 있다.

필사는 단순한 베껴 쓰기가 아니라 문장의 맥락과 단어의 의미를 깊이 있게 이해하며 읽고 쓰는 정독의 과정이며, 이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어휘력과 문해력 향상이라는 실질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는 지식 습득과 표현력 강화에 관심을 가진 2030세대에게 실용적이고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필사는 자신이 좋아하는 문장이나 가사, 글귀를 선택하여 옮겨 쓰는 행위 자체가 자기표현의 수단이 되기도 한다. SNS에 필사한 문장을 공유하면서 또래와 소통하고, 자신만의 감성과 취향을 드러내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DAY6 가사 필사집’과 같은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는 현상은 이러한 자기표현 욕구와 깊은 관련이 있으며, 나아가 정체성을 탐색하고자 하는 심리적 욕구와도 맞닿아 있다. 그리고 불확실한 미래와 사회적 불안 속에서 심리적 안정을 추구하려는 경향 역시 필사 열풍의 또 다른 배경이다. 필사는 반복과 몰입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내면의 평화를 얻을 수 있는 힐링 활동으로 기능하고 있다. 감정 조절과 정서적 안정이라는 측면에서 필사는 2030세대에게 단순한 취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독서와 필사를 멋있게 여기는 ‘텍스트 힙(Text Hip)’ 문화가 확산되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문장이나 노래 가사를 필사해 SNS에 공유하는 등 자기표현의 한 방식으로 자리잡았다.

이와 같이 필사는 디지털 피로 회복, 문해력 향상, 자기표현, 심리 안정이라는 복합적 요인 속에서 2030세대의 정서적, 인지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유의미한 활동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텍스트힙(Text Hip): 글을 뜻하는 ‘텍스트’, ‘멋지다’는 의미의 ‘힙’이 결합된 신조어 이곳에서 추천한 곳은 다음과 같다. 1)강원도 평창 봉평 고요한 문학 마을 속 북스테이 2)광주 동구 모던한 분위기의 한옥 북스테이(광주 동명동) 3)경북 영양 평화롭고 고요한 산골 북스테이(제철 재료로 차리는 조,석식제공)

4)경기도 남양주 자연 속 힐링 북스테이 5)제주시 애월 올레길 책방 옆 낭만 북스테이(제주올레 15A코스 위치) <인스타그램에서도 필사 관련 콘텐츠가 활발히 공유되고 있다. ‘필사’ 해시태그 게시물이 65만 건에 달하며, ‘필사노트’, ‘필사스타그램’, ‘필사챌린지’ 등 다양한 해시태그로 사용자들이 자신만의 필사 경험을 나누고 있다. 출판사들도 이런 흐름에 동참해 필사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4)

   
                                             * 성수동교회 박재왕의 펜글씨 일기장 

3. 필사의 유익

1) 심리적 안정과 치유
필사는 ‘손으로 하는 명상’이라 불릴 만큼, 손글씨로 문장을 따라 쓰는 과정에서 마음의 평화와 정서적 안정감을 제공한다. 손으로 한 글자씩 천천히 옮겨 쓰는 행위는 자연스럽게 집중력을 높이고, 반복적이고 몰입적인 흐름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 종이에 펜이 닿는 감각과 글자가 차례로 완성되는 경험은 심리적 만족감을 주며, 디지털 환경에서 오는 피로감, 불안, 소외감을 완화하는 효과도 지닌다.

2) 문해력 및 어휘력 향상
필사는 읽기와 쓰기를 동시에 진행하는 활동으로, 단순한 속독이 아닌 정독 습관을 기르는 데 효과적이다. 글의 구조와 맥락을 깊이 있게 이해하게 되며, 다양한 어휘와 표현을 자연스럽게 익혀 문해력과 어휘력이 향상된다. 더 나아가 작가의 문장과 사고의 흐름을 따라가며 글을 써보는 과정은 글쓰기의 두려움을 극복하고, 논리적인 글의 구성 방식을 체득하게 한다. 실제로 조정래, 윤동주, 김영하 등 여러 작가들도 필사를 통해 글쓰기 실력을 다졌다는 사실은 필사의 창의적 효과를 잘 보여준다.

4) https://openads.co.kr/content/contentDetail?contsId=15966

3) 자기표현 및 성취감
좋아하는 문장, 글귀, 가사를 직접 선택해 필사하는 과정은 자기표현의 한 방식이 될 수 있다. 책 한 권을 다 필사했을 때의 성취감은 자신감을 높이고, 일상의 작은 성공 경험을 쌓는 데 큰 역할을 한다. 그리고 정갈한 글씨체를 따라 쓰려는 노력은 악필을 교정하고, 맞춤법을 자연스럽게 익히는 데 효과적이니다.

   
                                                         * 박재왕의 손 글씨 일기장

3. 교회에서 활용할 수 있는 필사

1) 성경 필사
가장 대표적이고 전통적인 교회 내 필사 활동. 성경을 한 구절씩 옮겨 쓰는 과정에서 말씀을 깊이 묵상하고, 신앙적 성찰과 영적 성장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실제로 많은 교회와 단체에서 성경 필사 캠페인을 운영하고 있다. 특정 주제(예: 사랑, 용서, 감사, 소망 등)에 맞는 성경 구절이나 묵상집을 선정하여 필사하는 것도 좋은 방식이다. 교회 소그룹, 청년부, 주일학교 등에서 주제별로 말씀을 필사하고, 나눔의 시간에 각자의 느낌과 깨달음을 공유할 수 있다.

2) 찬송가, 기도문, 에세이 필사찬송가의 가사나 대표적인 기도문(주기도문, 사도신경 등)을 필사하며, 신앙의 의미를 되새기고 예배의 감동을 깊이 체험할 수 있으며, 신앙서적, 간증집, 목회자의 설교문 등에서 감명 깊은 부분을 필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3) 필사 나눔 및 전시교회 내에서 필사한 노트를 전시하거나, SNS 및 교회 홈페이지에 공유함으로써 새로운 커뮤니티를 형성하여 서로의 글쓰기 스타일을 응원하며, 공동체 내 소통과 격려의 장을 마련할 수 있다. 필사 캠페인에 참여한 후 소감을 나누는 시간도 신앙적 유대감을 강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2030세대의 필사 열풍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 디지털 시대의 피로를 해소하고 자기개발과 심리적 안정을 동시에 추구하는 현상이다.

필사는 문해력 및 글쓰기 능력 향상, 정서적 안정, 자기표현, 성취감 등 다양한 유익을 제공한다. 그러므로 교회는 이러한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필사 활동을 통해 말씀을 깊이 묵상하고, 신앙적 성장을 경험하는 2030세대가 더욱 많아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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