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진 칼럼

            AI시대 목회자가 생각해야 할 것들

문재진목사(푸른빛광성교회,미래교회전략연구소장, 총회다음세대비전위원회전문위원)

   
 

AI는 더 이상 특정 산업의 도구나 일부 기술자들의 관심사에 머무르지 않는다. 오늘날 생성형 AI의 등장은 교육, 금융, 의료, 예술 등 전 영역에 급속도로 파급되며 인간의 사고와 노동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교회와 목회자도 예외일 수 없다. 목회 현장은 오랫동안 인간의 언어와 감정, 신앙적 성찰을 바탕으로 이루어져 왔지만, 이제는 인공지능이 설교 작성, 성경 연구, 상담 보조, 행정 관리까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AI는 단순한 효율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정체성과 공동체의 본질을 질문하게 만든다. 그렇기에 목회자는 기술을 거부하거나 맹목적으로 수용하는 두 극단을 넘어, 신앙적 안목 속에서 AI가 제기하는 도전과 기회를 깊이 성찰해야 한다. “AI 시대에 목회자가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단지 새로운 도구의 사용법을 묻는 차원을 넘어, 교회의 사명과 본질을 재확인하는 신학적 과제가 된다.

조력자로서 AI, 영적 권위는 하나님께

목회자가 AI 시대에 가장 먼저 고민해야 할 것은 ‘인간 존재의 고유성’이다.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하여 설교문을 작성하고, 성경 본문에 대한 주석을 요약하며, 심지어 목회 상담에서 활용될 만한 언어적 반응까지 제시할 수 있다. 그러나 AI가 아무리 정교해져도 인간의 영혼을 이해하거나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은 존재의 신비를 대신할 수 없다. 목회자가 AI를 활용하되, 인간과 기술의 본질적 차이를 인식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이는 곧 목회자가 신학적으로 ‘인간다움’을 수호하고, 목회의 본질이 하나님과의 인격적 관계 위에 있다는 점을 선명히 하는 책임을 지닌다는 뜻이다.

둘째, 목회자는 ‘분별력 있는 사용’을 고민해야 한다. AI가 제공하는 편리함은 교회사역을 효율적으로 바꿀 수 있다. 예컨대 행정 문서 작성, 재정 보고, 교회 행사 안내, 성경 자료 정리 등은 AI가 돕는다면 목회자의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그러나 설교 준비나 신학적 성찰을 AI에 전적으로 의존한다면, 목회자의 영적 훈련과 하나님 앞에서의 씨름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목회자는 AI의 도움을 받되, 핵심사역인 말씀 선포와 영적 지도력의 영역에서는 스스로의 기도와 묵상, 공동체와의 교제를 통해 하나님의 뜻을 분별해야 한다. AI는 조력자일 뿐, 영적 권위의 근원이 될 수 없다.

셋째, 목회자는 ‘윤리적 책임’을 성찰해야 한다. AI는 정보 왜곡, 편향된 학습, 저작권 침해, 개인정보 유출 등 수많은 위험을 내포한다. 교회가 AI를 활용할 때 성도들의 정보 보호와 진실성 확보는 반드시 고려되어야 한다. 목회자는 AI의 사용 과정에 서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윤리적 문제를 방관하지 말고, 성도들에게 올바른 사용원칙을 제시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 이는 단순히 기술적 지식의 문제가 아니라, 하나님의 공의와 정의를 교회 공동체 안에 구현하는 목회적 과제다.

넷째, 목회자는 ‘교육과 준비’에 힘써야 한다. 성도들은 이미 일상에서 AI를 접하고 있으며, 청소년과 청년 세대는 AI와 함께 성장하고 있다. 목회자가 이에 대해 무지하거나 소극적 태도를 취한다면, 교회는 미래 세대와 괴리될 수 있다. 따라서 목회자는 AI 시대의 흐름을 이해하고, 이를 신앙 교육과 제자훈련에 어떻게 접목할 수 있을지 모색해야 한다. 예컨대 개인 맞춤형 성경 읽기 도구, 온라인 신앙 훈련, 교회학교 교육 콘텐츠 개발 등은 새로운 가능성을 제공한다. 그러나 그 모든 과정은 하나님의 말씀을 왜곡하지 않고, 인간의 영적 성장을 돕는 방향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목회자는 ‘신학적 상상력’을 새롭게 해야 한다.

AI 시대는 교회에 위기와 동시에 기회를 던진다. 교회의 전통적 사명인 말씀 선포, 예배, 공동체 돌봄은 변하지 않지만, 그 방식을 시대에 맞게 갱신할 필요가 있다. AI를 통해 복음이 더 넓게, 더 빠르게 확산될 수도 있다. 그러나 기술에만 집중하다 보면 복음의 본질이 희석될 위험도 있다. 그러므로 목회자는 단순히 “AI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머물지 않고, “AI 시대에 교회가 어떻게 하나님의 나라를 드러낼 것인가”라는 더 큰 질문을 붙들어야 한다. 이는 교회가 세상의 변화를 능동적으로 해석하며, 여전히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역할을 감당하게 만드는 핵심 신학적 과제다.

기술 속에서 지켜야 할 목회의 사명

AI는 이미 우리의 삶과 교회를 바꾸고 있으며, 앞으로 그 영향은 더 커질 것이다. 그러나 교회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하나님의 말씀과 기도, 성도의 교제, 그리고 복음을 전하는 사명은 어떠한 기술도 대신할 수 없다. 목회자는 AI의 시대적 흐름을 외면하지 말고, 지혜롭게 이해하며 필요한 영역에서는 적극 활용해야 한다. 동시에 인간의 영혼을 돌보는 본질적 사역에서는 AI에 의존하지 않고 하나님 앞에서의 무릎과 성도들과의 인격적 만남을 더욱 굳건히 지켜야 한다. 교회는 기술 시대에도 변함없는 진리 위에 세워져야 하며, 목회자는 시대적 도전 속에서 더욱 분별력과 영적 통찰을 발휘해야 한다. 결국 “AI 시대에 목회자가 생각해야 할 것”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그 안에서도 하나님의 부르심과 교회의 사명을 어떻게 충실히 감당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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