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은 참전 거부 의사
미국과 이스라엘이 주도한 이란에 대한 공격으로 촉발된 중동전쟁이 장기화 될 것 같다는 전망이다. 단기전으로 이란의 최고 지도마만 제거하면 민주화로 인한 소요로 이란정권 수뇌부가 교체가 되던지 붕괴될 것이라는 전망은 어긋난 것으로 보인다. 그런 가운데 트럼프는 우방국들로 하여금 이 전쟁에 참여를 원하는 중이다. 그러나 이 전쟁으로 미국내 보수라는 공화당만이 아니라 기존 트럼프를 만들어낸 MAGA진영에서 조차 이 전쟁으로 인한 유가급등과 미군의 희생에 대하여 비판적 목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그 주인공은 다름 아닌 미국 국가정보국(DNI) 대테러 업무를 총괄하는 고위당국자 죠 캔트로 이란과의 전쟁을 반대하는 공개선언을 했다. 자신의 의사를 트럼프에서 보내고 이를 공개한 그는 열성적인 지지자중 하나로 이른바 ‘마가(MAGA)’ 세력의 분열상이 표출된 것이란 분석이 뒤따른다.

조 켄트 DNI 국가테러대응센터(NCTC) 센터장은 17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SNS) 엑스(X)에 “깊은 고민 끝에 오늘부로 국가데테러센터장 직에서 사임하기로 결정했다”며 “양심상 현재 진행 중인 이란 전쟁을 지지할 수 없다”고 밝힌 것이다. 그는 “이란은 우리 국가에 즉작적인 위협이 되지 않았으며, 우리가 이 전쟁을 시작한 것은 이스라엘과 그들의 강력한 미국 내 로비단체 때문이라는게 명백하다”고 선언했다.
퇴역군인인 켄트 센터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지지자다. 털시 개버드 DNI 국장 비서실장 대행을 거쳐 지난해 7월 NCTC 수장으로 발탁됐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번 행정부 초기 이스라엘 고위 관료들과 미국 언론의 영향력있는 인물들은 당신의 미국 우선주의 체계를 약화시키고 이란과 전쟁을 부추기기 위해 친전쟁 정서를 심는 거짓정보 활동을 전개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집권시기 미합참의장의 반트럼프 선언으로 인하여 큰 타격을 입은 것 처럼 이를 계기로 급속한 권력누수가 이뤄지기를 기대하는 듯 하다. 또 몇일전 할리우드에서 열린 오스카상 시상식에서도 한 배우가 자신의 전재산을 내놓고 트럼프와 웹스타인 성비리를 조사해야 한다는 공개적 주장을 하기도 했다.

[브뤼셀=AP/뉴시스]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벨기에 브뤼셀 유럽이사회 건물에서 열린 EU 외무장관 회의에 참석전 (2026.03.17)
트럼프의 우방국 참전 요청 거부
그런 가운데 트럼프는 미의회의 동의 없이 지상군 파견이 불가능하자 우방국의 참전을 요청한다. 그러나 전통적인 미국의 우방 유럽연합(EU)은 호르무즈 해협 유조선 호위 요청에 “이것은 우리의 전쟁이 아니다”라면서 군사 개입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EU 27개국 외무장관들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개최한 비공개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요청한 호르무즈 해협 안보 확보 문제를 논의했다고 한다.
논의된 방안 중에는 EU 해군이 홍해에서 수행 중인 상선 방어 임무인 ‘아스피데스 작전’을 호르무즈 해협까지 확대하는 것도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EU 장관들은 미·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에서 촉발된 이번 사안은 미국이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판단했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회의 후 “참석자들은 EU 해군 임무를 강화하려는 분명한 의지는 있었지만, 작전 범위 변경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없었다”면서 특히 “호르무즈 해협까지 임무를 확대하는 데에는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누구도 이 전쟁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유럽은 끝이 보이지 않는 전쟁에 관심이 없다”며 “유럽의 이익이 직접적으로 걸려 있긴 하지만 이것은 유럽의 전쟁이 아니다. 전쟁의 목표도 여전히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 길을 선택한 것”이라며, 독일의 주된 임무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방어라고 못박았다. 그 역시 “우리는 이 전쟁을 시작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유럽이 지원 요청에 응하지 않는다면 나토의 미래에 매우 나쁜 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호르무즈 군함 파견과 관련해 7개국과 접촉 중이라고 밝혔지만, 앞서 지목한 한국·중국·일본·영국·프랑스 등 5개국 외에 구체적으로 지목하진 않았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이번 전쟁에 독일이 참여하는 것에 강한 거부감을 나타냈다. 메르츠 총리는 “나토는 방어 동맹이지 개입 동맹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토가 여기에 개입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을 겨냥해 “동맹 내에서 서로에게 필요한 존중을 보여주기를 바란다”고 비판했다.
자비에 베텔 룩셈부르크 부총리는 더 나아가 미국의 요구를 ‘협박’이라고 표현하며 굴복하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에게 군대를 보내라고 요구하지 말라”고 역설했다.
이런 태도에 매슈 휘태커 나토 주재 미국 대사는 다시 한번 동맹국들의 지원을 촉구했다. 그는 유럽 국가들이 걸프 지역에서 상당량의 석유를 수입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결국 호르무즈 해협의 안보는 그들 자신의 이익과도 관련된 문제이고, 동맹국들이 와서 우리를 도와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은 전적으로 옳다”고 피력했다.
하지만 폴리티코는 나토 외교관 4명을 인용해 나토 차원의 본격적인 개입 가능성은 낮다고 귀띔했다. 회원국의 만장일치 지지를 얻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미국에 양자 차원에서 제공할 수 있는 신속한 지원보다 실질적인 효과가 크지 않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나토 외교관 2명은 “현재까지 미국은 나토 틀 내에서 공식적인 지원 요청을 하지 않았다”고 했고, 한 외교관은 “일부 동맹국들은 그 전쟁에 끌려 들어가지 않을 것이며 그 지역은 나토의 직접적인 책임 구역도 아니라고 했다”고 언급했다. EU는 19일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폴리티코가 입수한 지난 13일자 초안에 따르면 유럽 정상들은 이란과 중동 전역의 긴장 완화와 최대한의 자제를 촉구할 예정이다.
우리나라도 종교계를 중심으로 시민단체들 참전 반대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호르무즈 해협으로의 군함 파견을 요구한 가운데 기독교계와 시민사회에서 명분 없는 미국-이란 전쟁의 참전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주말 자신의 SNS를 통해 한국과 일본, 중국, 영국, 프랑스 5개국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에 미국을 도울 군함 파견을 요구했다.
하지만 기독교계를 비롯한 종교계와 시민사회에서는 명분 없는 전쟁에 어떤 형태로든 가담하지 말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긴급 성명을 내고 “동맹이라는 미명 아래 한국의 군사력이 또 다른 전쟁의 질서에 편입되는 것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며 “정부는 미국의 군함 파견 압력을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쟁으로 정의를 세울 수 없고, 군사력으로 평화를 만들 수 없다”며 “대한민국은 전쟁의 연합이 아니라, 국제법과 생명의 존엄을 지키는 책임 있는 국제사회의 구성원으로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 순간에도 전쟁 속에서 사랑하는 이들을 잃고 참혹한 현실을 견디고 있는 모든 이들을 기억하고 애도한다”며 “모든 군사적 공격이 즉각 중단되고 대화와 외교의 길이 다시 열릴 것을 바란다”고 전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평화공동체운동본부도 성명을 통해 “이번 전쟁은 이란의 명백한 도발 없이 미국과 이스라엘이 선제 공습을 감행하면서 시작된 명분 없는 침략전쟁”이라며 “우리는 침략전쟁의 죄를 함께 짊어지는 어리석은 선택을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또 감리교단 목회자들과 전남 NCC도 성명에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의 위협 등 감수해야 할 위험 요소들이 많아 심히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정부가 파병 요청에 응하기보다는 외교적 노력과 인도주의적 지원을 통해 전쟁을 멈추고 생명을 살리는 일에 힘쓰길 바란다”고 밝혔다.

개신교와 천주교 등 국내 5대 종단과 28개 종교·시민단체가 참여하는 범종교개혁시민연대도 성명을 내고 대한민국의 참전에 반대하고 나섰다. 시민연대는 “타국의 전쟁에 대한민국 국군이 동참하는 것은 우리 헌법의 평화주의 원칙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행위”라며 “권력의 이해관계에 청년들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파병과 군사 지원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전례없이 아시아지성들의 공동입장이 ‘국경을 넘어선 지식인연대’ (가칭) 서 아래와 같은 입장이 발표되었다. 미국이 국제사회서 행하고 있는 베네젤나 마두로 대통령 부부의 납치로 부터 이번 이란 최고 지도자를 살해한 것은 주권국가의 존립을 위협하는 것이다. 과거 공산주의에 대항하기 위해 자유우방이 연대한 것 처럼 미국이 무력으로 침공하는 패권적 전쟁에 대하여 각국의 지도자들이 연대하고 공동으로 대응한 것은 처음있는 일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