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회 김근상 신부 CBS 이사장 선임

성공회 김근상 신부  CBS 이사장 선임   

 CBS(기독교방송) 이사회는 지난 20일(화) 목동 사옥에서 이사회를 열고 현 부이사장인 김근상 주교(65, 대한성공회 전 의장주교)를 제 28대 이사장으로 선출했다. 신임 이사장이 된 김근상 주교는 “CBS 재단 이사장으로 선출된 만큼 우리 사회의 소외된 계층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이사장의 책무를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평생 에큐메니컬 운동에 헌신해 온 경력과 경험을 살려 이사장으로 재직하는 기간 동안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기독교가 편협한 종교가 아닌 함께 하는 종교로 인식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도 말했다. 신임 김근상 재단 이사장은 얼마 전까지 대한성공회 의장주교를 역임했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회장과 성공회대학교 이사장 등을 지냈다. 그리고 지난 2011년부터 CBS 이사로 재직하고 있었다.

   
 

김 이사장의 임기는 오는 7월 3일(월) 오전 11시 CBS 목동 사옥에서 취임예배를 드리는 것으로 시작하여 향후 2년 간 이사장직을 수행한다. 현 이사장 류영모 목사는 오는 7월 3일 이취임식을 하면 지난 2년 간의 이사장 직임을 마치게 된다.

이사장직 수행할 수 있을까?

그러나 김 신부가 이사장직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다. 우선 CBS노조가 반대를 하고 있고 성공회 내부에서 이미 2009년부터 성공회가 위탁 운영해 온 구리요양원과 같은 해 성공회 성당 내 세실빌딩에 입주한 식당계약과 관련하여 논란의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로 업무상 과실 등의 협의로 성공회 내 성직자원과 평신도들의 강력한 문제 제기로 김근상 신부가 주교로서 얼마 남지 않은 임기도 마치지 못하고 도중 하차를 하는 불명예를 겪었기 때문이다. 그간 성공회는 사회복지 등에서 국가로부터 특혜에 가까운 지원을 받아 왔고 모범적으로 운영해 왔다는 평판을 듣고 있었지만 이런 일로 인하여 크게 명예가 실추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교가 이런 구설수로 인하여 도중하차한 예는 일찍이 없었다는 점에서 충격이다. 물론 이런 문제로 김 신부는 형사 사건의 피의자가 된 것은 아니지만 명예와 성실을 목숨처럼 아는 성직자로서 있어서는 안될 일이었다.

이에 대하여 김 신부는 "도덕적 책임은 물론 재정적으로도 교구가 상당히 큰 액수의 부담을 안게 됐다"며 "교회 일치와 치리에 관한 모든 책임과 권한을 위임받은 주교로서 한 없는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교단 내부에서는 주교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개혁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교회와 교인들을 돌보는 사목과 교단의 재정, 인사, 행정의 권한이 주교 한 사람에게 과도하게 집중돼 있어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노조는 김 이사장 선임을 반대

이러한 과정에서 CBS노조는 이미 한 차례 김근상 신부가 이사장이 되는 것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낸 바 있다. 그 이유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서 깊은 민간방송이자 기독교 전문 방송인 CBS의 가치와 이분의 행적이 맞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군사 독재하에서도 타협하지 않고 시대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하여 고난의 세월을 지켜온 방송국의 법인 대표자가 도덕적으로 흠결이 있는 사람이 된다는 것 자체가 방송국을 직장이 아닌 교회요 선교기관으로 섬겨온 직원들에 대한 모욕이라는 주장이다.

그리고 이사회가 이런 직원들과 교계의 우려와 걱정을 돌아보지 않고 강행을 한 것은 교권정치의 산물로 결코 용납해서는 안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렇게 되면 결국 기독교방송에 이사를 파송하는 교단들과 시청자들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신부가 이사장으로 선임된 이사회는 전체 20인 중 18인이 참석하여 16표를 받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참고로 이사를 파송하는 교단은 11개 교단의 교세 비례로 수를 조정하고  NCCK 총무는 자동이사가 된다. 그 중에 우리교단은 가장 많은 4인을 파송하고 감리교가 3인이다. 그러나 이처럼 미묘한 시기에 우리교단 파송이사들은 어떤 입장들이었을까? 교단 지도부와 한 마디 상의라도 했는지도 궁금하다. 바로 이런 것이 문제다. 파송기관의 이사들이 교권세력과 담합하여 자기를 파송해 준 교단의 입장이나 연합기관의 대의보다 개인적으로 휩쓸릴 것이라면 큰 문제다.

CBS 이사장 선임은 한 기관 문제가 아니다

지난해 NCCK 총무의 연한이 65세에서 70세로 상향 조정되었다. 그러자 내년에 임기가 끝나는 기독교서회의 사장 연한도 70세로 늘린다는 소문이다. 그렇다면 현 사장인 서진한 사장에 대한 특혜가 될 수도 있다. 이런 식으로 연합기관의 자리를 서로 주고 받는 식으로 영향력을 행사해 온 이들의 도움 없이는 김 신부 소속의 성공회 자력만으로는 이사장이 되기는 쉽지 않았을 것으로 전형적인 교권정치의 산물이라는 비판이다.

그런 조정이나 역할은 필요하지만 신앙적으로나 도덕적으로 흠결이 있다면 기독교기관의 대표직이나 경영진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사실 이런 일은 한 번도 없었던 일이고 특히 진보를 표방하며 역사와 전통을 소중히 여겨온 기독교방송국에서 일어난 것은 유감이다.

지금 인구의 감소와 현장 교회의 어려움은 가중되는 데 과당경쟁의 기독교 방송환경은 복병이다. 앞으로 한국교회로부터 더 많은 기도와 사랑을 받고 선교해야 하는 이 기관이 앞으로 도대체 무슨 얼굴과 명분으로 후원과 관심을 요구할 것인지 두고 볼 일이다.
 

CBS 재단이사회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CBS 재단이사장이 지난 20일 선출됐다. 그러나 <전국언론노조 CBS지부>와 <CBS 노동조합>은 실망을 넘어 허탈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직원들의 요구는 간단했다. 촛불혁명과 정권교체로 마침내 열린 개혁과 도약의 시기,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해 교회개혁과 쇄신에 대한 요구가 밀려오는 이 때에, CBS는 사회와 교회의 파수꾼으로서 더욱 밝은 빛과 강력한 소금이 되기를 소망했다.

그래서 CBS의 얼굴인 이사장도 그런 바람을 상징하는 인물이 되기를 염원했다. 그리고 CBS 구성원들의 그 간절한 마음을 수차례에 걸쳐 이사회에 전달했다. 하지만 CBS가 새로운 이사장 선출로 한국교회 갱신과 사회개혁의 선구자 역할을 위한 동력을 만들고자 했던 소망은 결국 거부당했다.

지난 두 달간 직원들의 요구를 경청하고자 한 이사회의 노력, 그리고 저지 시위를 품어온 이사회의 관용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것은 분명 평가받을 만한 일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결과를 접한 우리는 혼란스럽다. 재단이사회가 노조 대표들에게 이사들을 믿어달라고 부탁한 결과가 고작 이것인가? 그동안의 만남과 대화는 명분쌓기용에 불과했던가?

그것이 아니었다면, 이번 결과가 CBS 재단이사회가 내놓을 수 있는 최선이었다는 뜻인가? 그것이 최선이었다면 우리는 재단이사회를 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재단이사회가 직원과 노조를 경청하고 존중한 만큼, 직원들도 재단이사회를 신뢰하고자 했다.

그래서 우리는 지난 20일 재단이사장 선출을 저지하려던 애초의 계획을 바꿔서 격론 끝에 ‘침묵 피켓 시위’로 방식을 전환했다. 직원들의 뜻이 충분히 이해되고 존중됐으니 이사회를 믿어 달라는 재단이사장의 거듭된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

지금까지 한국 교계를 대표해 온 CBS 재단이사들이라면 이사장 선출에 있어 올바른 결정을 할 것이고, 그런 분들이 모인 이사회에서 충분히 대안도 나올 것이라는 믿음을 내려놓지 않으려 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믿음은 철저하게 배반당했다.

재단이사회에 진심으로 묻는다. 직원들이 느끼고 있는 혼란과 허탈감 그리고 배신감에 이사회는 어떻게 답할 것인가? 하나로 마음을 모아도 어려운 이 시기에, 상처 입은 직원들의 신뢰를 재단이사회는 무엇으로 회복시킬 것인가?

CBS의정신과 도덕적 가치를 앞장서 지켜가야 할 재단이사회가 오히려 그것을 훼손시키고 있다는 비난에 어떻게 답할 것인가? 이사회에게 CBS 발전을 위한 역할과 사장 등 경영진에 대한 임면 권의 올바른 행사를 앞으로 어떻게 기대할 수 있는가?

이제 재단이사회가 직원들에게 다시 답할 차례다. CBS 재단이사회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 사회와 교계에 대한 CBS의 도덕적 힘을 키워내는 존재인지 아닌지, 직원들과 구성원의 뜻을 헤아리고 소통하며 CBS를 최선의 길로 견인해갈 수 있는 존재임이 정말 분명한지.

CBS 양대 노조와 직원들은 그 답을 기다리고 있다. 이사회가 변화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의 대화는 무의미할 것이다. 그리고 노조는 이 참담한 결과를 놓고 치열하게 고민하며 더욱 강력한 모습으로 거듭날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

2017년 6월 22일
전국언론노조 CBS지부 · CBS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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