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 둘레에 있는 현대라고 하는 괴물……
까뮤라고 하는 사람이 쓴 작품가운데 “이방인”이라는 소설이 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뫼르소란 사람은 뜨거운 태양볕이 내리쪼이는 어느 바닷가에서 닥치는 대로 만나는 사람들을 죽였다. 그는 남의 생명을 무참히 죽인 죄의식을 느끼기보다는 오히려 짜릿한 쾌감을 맛보면서 남의 죽음을 즐기고 있는 것이다. 그 후 뫼르소란 사람은 체포되어 법정에 서게 되는데, 왜 사람들을 닥치는 대로 죽였느냐고 묻는 재판장의 질문에 그는 한 마디로 잘라 다음과 같이 말한다. “마음 내키는 대로 사람을 죽인 동기는 단지 여름철에 뜨겁게 내리 쬐는 태양 볕 때문”이라고 말하는 대목이 나온다. 다른 어떤 이유에서가 아니라 뜨거운 태양 볕이 그로 하여금 사람들을 죽이고 싶은 욕망을 충동질하였다는 말이다.
까뮤는 뫼르소란 사람의 입을 통해서 오늘의 현대인들이 점점 더 사나운 야수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증언하면서 오늘의 현대인들을 까뮤는 신랄하게 고발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로 오늘날의 사회를 입체적이고 비판적인 눈으로 들여다보면, 얼마나 어지럽고 현기증이 나며, 무시무시한 광기가 이사람 저 사람의 마음 구석구석에 그리고 온 사회에 깊게 베여 있는지 모른다. 그들은 정신없이 분주하게 삶을 살아가기도 하며, 만나는 사람들에게 약간의 도움이 되어 주기는커녕 미친 짐승처럼 사납게 살아가는 짐승의 모습을 가지고 있기도 한다. 개인의 양심과 윤리는 물론 집단의 양심과 윤리가 땅에 떨어져 버리고 말아, 어느 것이 옳고 그르다고 하는 분별력을 잃어버린 채 살아가는 정신 착란증세의 사람들과 집단들이 여기저기에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현대라고 하는 거대한 괴물이 쏟아 놓고 있는 온갖 죄성들이 오늘의 현대인들의 정신을 차츰 차츰 좀먹어 가고 있음을 보게된다. 그리하여 무언가 미쳐 날뛰고 있는 비정상적인 모습들이 무방비상태로 여기저기에서 일어나는 것이다. 엄청난 성장과 발전을 향하여 힘차게 달려가고 있는 현대 자본주의의 그늘 때문에 오히려 아파하며 오히려 신음하며 오히려 처절한 외로움과 소외 속에서 오늘의 현대인들은 피해자가 되어버린지 벌써 오래이다. 그러나 그와는 반대의 심각한 현상도 보인다. 현대에서 오는 화려함과 풍요의 혜택을 마음껏 누리고 있으면서도 오히려 인간성이 더더욱 파멸되어가고 있는 현대인의 광기의 모습이 그것이다. 이와 같은 현대인의 모습을 일컬어서 어느 누구는 “정신적인 집단 발작증세”라고 명명하기도 한다.
이러한 냄새나는 현대 속에서, 우리 자신의 참된 모습을 근원적으로 찾아내지 못하면 우리는 실패한 현대인인 것이다. 무언가 근본적으로 방향을 돌이키는 삶의 대전환을 가져 오지 못하면, 우리는 현대라고 괴물의 노예가 되어 영영 빠져 나오지 못할 것이 뻔한 일이다. 무언가 오늘 현대인을 일깨우는 근본적인 돌이킴과 새로워짐이 없으면 오늘의 광기 있는 현대는 파멸이라고 하는 깊은 낭떠러지를 향해 사정없이 굴러가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나는 무엇인가? 나는 어디에 서 있는가? 나는 어디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인가? 나에게 주어진 책임은 어떤 것인가? 나의 꿈과 사명은 과연 무엇인가? 내가 섬기고 봉사해야 할 이웃의 아픔과 고통에 함께 하고 있는 것일까? 나의 지식이 그리고 나의 삶이 돈이라고 하는 물질을 벌어들이고 모으는데 만 사용되는 지극히 이기적이고도 기능적인 지식이며 삶인가? 오늘의 인간을 좀먹고 있는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에 오리 모두 노예가 되어 정신을 잃어버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리하여 나의 지식과 삶이 심지어 종교인들의 신앙까지도 자신의 안전과 행복에만 갇혀있고 서로들 경쟁하고 싸워 이겨야 할 적으로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러한 무서운 현대라는 괴물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은 나만을 생각하는 개인주의와 집단이기주의를 넘어서야만 한다. 그리하여 나를 바로 세우고 너라고 하는 이웃과 사회 더 나아가서 지구촌 세계와 온 생태환경과 생명공동체의 평화를 위해 나의 지식과 물질과 나아가서 나의 삶이 창조적으로 사용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고민 없이 정신없이 달려가다간 나도 모르게 “정신적인 집단 발작증세”에 무장해제 당한 채 현대라고 하는 괴물의 노예가 되어 광기어린 삶을 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종교인이라고 해서 결코 예외는 아닐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