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석 칼럼

                                           고흐에게서 읽은 신앙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의 ‘별이 빛나는 밤에(The starry night)’라는 작품이 있다. 이 그림은 1889년 6월 고흐가 스스로 귀를 자른 후 생레미의 생폴 정신병원(후에 ‘반 고흐 클리닉’으로 개명)에 자진 입원해 있을 때, 방 안의 창살 너머로 본 새벽녘 하늘과 마을 풍경을 그린 것이다.

그런데 이 그림을 자세히 보면, 마을의 다른 집들은 따뜻한 노란 불빛이 켜져 있지만, 마을 한가운데 우뚝 솟은 교회당 건물만은 유독 불이 꺼진 채 어둠에 잠겨 있다. 이는 가난하고 상처받은 이들을 외면하고, 형식적인 율법 속에 갇혀 정작 세상에 빛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고흐의 아픈 시선을 담고 있다.

여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화가가 되기 전 고흐의 원래 꿈은 목사였다. 그는 벨기에의 한 열악한 탄광촌의 수습 전도사로 자원하여 광부들과 똑같이 먹고 자면서 헌신적인 삶을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교단 사절단이 와서 보고는 그의 남루한 행색이 ‘성직자의 품위’를 떨어뜨렸다는 이유로 그를 교단사역자 명부에서 제외하면서 해고했다.

이 사건은 고흐에게 큰 상처를 주었고, 이후 그는 붓을 들어 그림으로 복음을 전하기로 결심한다. 비록 제도권 교회로부터는 버림받았지만, 자신의 캔버스를 새로운 강단으로 삼아 하나님의 사랑을 자신의 방식으로 세상에 전하고자 했던 것이다.

이 그림에서 고흐는 진짜 빛과 은혜는 건물이 아닌 하나님이 만드신 밤하늘과 별 속에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그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밤하늘의 거대한 소용돌이(소용돌이 은하 M51)는 하나님의 압도적인 은혜와 성령의 임재를 나타내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리 왼쪽에 높게 솟은 검은 나무는 사이프러스(cypress) 나무인데, 당시 유럽에서 무덤가에 주로 심어 ‘죽음’을 상징하고 있다. 하지만 이 나무는 땅에서 시작하여 하늘을 향해 뻗어 있다. 고통스러운 현실을 넘어 하나님께 닿고자 했던 고흐의 처절한 절규를 잘 보여주고 있다.

결국 이 그림은 “비록 세상의 교회는 불이 꺼졌을지라도 하나님의 사랑은 밤하늘의 별처럼 여전히 소용돌이치며 우리를 감싸고 있다”라는 고흐의 신앙적 고백이라 할 수 있다.

요즘 ‘선교적 교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선교를 1년에 몇 차례 프로젝트나 이벤트로 하는 것을 넘어서 일상생활 자체를 선교적 삶으로 살아내도록 교회의 체질 자체를 바꾸자는 운동이다.

그렇다. 복음을 전하는 일, 즉 전도와 선교는 교회가 해야 할 많은 이를 중에 하나가 아니다. 교회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다. 교회만이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누군가의 말처럼 ‘교회가 선교를 위해 있는 것’이지 ‘선교가 교회를 위해 있는 것‘이 아니다.

꺼진 불은 더 이상 불이 아니듯이, 영혼 구원에 관심이 없는 교회는 더 이상 교회가 아닐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고흐의 이 그림은 기독교 가치관과 문화적 영향력이 사회 전반의 중심에서 밀려나고 있는 소위 후기 기독교 시대(post-Christian era)를 맞이한 오늘의 교회와 성도들에게 그 어떤 강단 설교보다도 울림이 크다고 하겠다.

전 세계 많은 사람의 사랑받는 곡 중에 ‘Starry, starry night’이란 노래가 있다. ‘Vincent’가 원제인 이 노래는 1971년 돈 맥클린(Don McLean)이 빈센트 반 고흐 삶과 예술 세계를 기리기 위해 만든 노래다.

가사에는 평생 외면받았던 그의 고독한 영혼에 대한 깊은 위로와 함께 사람들이 그의 진심을 들을 줄 몰랐던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노래 곳곳에 배어 있다.

실제로 생전의 고흐는 단 한 점의 그림밖에는 팔지 못했을 정도로 대중과 평단으로부터 외면받았다.

하지만 노래는 “이제 당신의 진심을 이해하며, 당신이 얼마나 아름다운 영혼이었는지 알고 있다”라고 뒤늦게 건네는 따뜻한 고백을 담고 있다.

여기 ‘Starry, starry night’의 가사를 영한 대역으로 게재한다. 이 노래는 미국의 돈 맥클래인이라는 가수가 불렀지만 세계적으로 많은 가수들이 리메이크된 노래다. 

Starry, starry night 별이 빛나는 밤

Paint your palette blue and gray 팰릿을 푸른색과 회색으로 칠해요

Look out on a summer’s day 여름날 밖을 내다봐요

With eyes that know the darkness in my soul. 내 영혼의 어둠을 아는 그런 눈으로

 

Shadows on the hills 언덕 위의 그림자

Sketch the trees and the daffodils 나무와 수선화를 그려요

Catch the breeze and the winter chills 산들바람과 겨울의 냉기를

In colors on the snowy linen land. 흰 화폭에 유채색으로 담아요.

 

Now I understand 이제 나 이해해요

What you tried to say to me 당신이 내게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

How you suffered for your sanity 온전한 정신으로 살기 위해 당신이 얼마나 고통 받았는지

How you tried to set them free. 자유롭게 해주려 얼마나 애썼는지.

They would not listen, they did not know how 그들은 들으려 하지 않았고, 듣는 법도 몰랐죠

Perhaps they’ll listen now. 어쩌면 이제는 들을지 모르겠네요.

 

Starry, starry night 별이 빛나는 밤

Flaming flowers that brightly blaze 밝게 불타오르는 꽃들

Swirling clouds in violet haze 보랏빛으로 흐릿하게 소용돌이치는 구름

Reflecting Vincent’s eyes of China blue. 빈센트의 푸른 눈이 비치네요.

 

Colors changing hue 색조가 바뀌네요

Morning fields of amber grain  호박색 곡식들로 가득 찬 아침 들판

Weathered faces lined in pain 고통으로 파인 시든 얼굴

Are soothed beneath artist’s loving hand. 화가의 다정한 손이 달래주네요.

 

Now I understand 이제 나 이해해요

What you tried to say to me 당신이 내게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

How you suffered for your sanity 온전한 정신으로 살기 위해 당신이 얼마나 고통받았는지

How you tried to set them free. 자유롭게 해주려 얼마나 애썼는지.

They would not listen, they did not know how 그들은 들으려 하지 않았고, 듣는 법도 몰랐죠

Perhaps they’ll listen now. 어쩌면 이제는 들을지 모르겠네요.

 

For they could not love you 사람들이 당신을 사랑할 수 없었지만

But still your love was true 그래도 당신의 사랑은 진실했죠

And when no hope was left in sight 아무런 희망도 보이지 않을 때

On that starry, starry night. 그 별이 빛나는 밤에.

You took your life as lovers often do 흔히 연인들이 그러듯 당신 스스로 목숨을 끊었죠

But I could have told you, Vincent 하지만 빈센트, 내가 말해줄 수 있었을 텐데요

This world was never meant for one as beautiful as you. 이 세상은 당신처럼 아름다운 사람이 살 곳이 못 됐다는 걸.

 

Starry, starry night 별이 빛나는 밤에

Portraits hung in empty halls  빈방에 초상화들이 걸려 있죠

Frameless heads on nameless walls 이름 없는 벽에 액자도 없이 걸려 있네요

With eyes that watch the world and can’t forget. 세상을 바라보고 절대로 잊지 않는 눈으로 말이에요.

 

Like the strangers that you’ve met 당신이 만난 낯선 사람들처럼

The ragged men in ragged clothes  남루한 옷을 걸친 남루한 사람들

The silver thorn of a bloody rose 핏빛 장미의 은색 가시가

Lie crushed and broken on the virgin snow. 새로 내린 눈 위에 뭉개 부서져 있네요.

 

Now I think I know 이제 나 알 것 같아요

What you tried to say to me 당신이 내게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

How you suffered for your sanity 온전한 정신으로 살기 위해 당신이 얼마나 고통받았는지

How you tried to set them free 자유롭게 해주려 얼마나 애썼는지

They would not listen they’re not list’ning still 그들은 들으려 하지 않았고, 듣는 법도 몰랐죠

Perhaps they never will. 아마 절대 들으려 하지 않을지도 몰라요.

<본문은 유튜브에서, 가사는 블로그에서 퍼서 정리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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