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영목사의 ‘농촌선교’ 의미

             농촌교회를 위한 생태마을을 꿈꾸며
 

이원영목사(총회 농어촌센타 관장)가 계간지 ‘농촌과목회’ 기고한 것을 허락받아 올림

* 총회농어촌선교센타는 인근 구만리교회 권사가 농어촌교회를 사역을 위하여 장기간 대여한 곳에 당시 국내선교부 총무 진방주목사가 앞장서 전교회적인 모금으로 건립했다.
초대 박용철목사를 원장으로 하여 농어촌교회를 위한 교육과 모임공간으로 쓰여졌다. 그후 영락교회가 사택을 건축 기증한다. 시설은 강의장 1동(55평, 화장실, 사무실, 방1 외 33평), 기타건물 : 하우스 2동(창고, 강의실), 양계장 1동, 축사, 조리실(컨테이너1), 텃밭 : 50평 

1. 생태적 삶을 향한 부르심
나는 처음부터 농촌선교를 계획했던 사람이 아니었다. 그러나 지금 나는 농사를 짓고, 농촌목회자 양성을 위한 신학생 교육을 담당하며, 농촌목회자 세미나를 열고, 지역교회와 사회를 섬기기 위해 음악회와 전시회를 개최하며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농촌선교에 헌신하고 있다.
내가 농촌의 삶을 선택한 이유는 기독교환경운동연대를 통한 생태선교의 소명 때문이었다. 나는 신앙이 단순한 신념이 아니라 삶의 구조와 방식 속에 구현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리하여 생태적 삶의 기초를 찾아가던 중, ‘농(農)’이라는 단어 속에 생태신학의 구체적 길이 있음을 깨달았다. 농은 곧 땅과 생명에 봉사하는 삶, 창조질서에 순응하는 영성의 표현이었다.
2021년, 나는 우리나라 유기농업의 선구자이신 원경선 선생의 사위 김준권 선생께 직접 농사를 배우며 농본주의의 영성을 체득했다. 흙을 만지고 씨앗을 심으며, 나는 신학적 사유가 곧 생명과 땅의 숨결로 이어질 수 있음을 몸으로 배웠다.

그러나 ‘농사를 배워 무엇을 하려 했는가?’라는 질문이 늘 마음에 남았다. 그 답의 실마리는 2019년 태국의 푼푼공동체(Pun Pun Community) 방문에서 얻었다. 푼푼공동체는 먹거리 자급, 생태건축, 재생에너지, 순환농업 등 의식주의 자립과 순환을 통해 지속가능한 삶을 실천하는 곳이었다. 그들의 삶은 단순한 자급이 아니라, 인간과 자연의 화해를 통한 신앙적 실천이었다. 나는 귀국 후 “이와 같은 생태적 공동체를 한국 교회 안에서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총회농촌선교센터(예장통합)에 부름을 받아 지금의 사역을 시작하게 되었다.

2. 농촌선교를 새롭게 정의하다
총회 산하기관의 장으로 부름받은 후, 나는 먼저 ‘농촌선교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 앞에 섰다. 단순히 농촌 지역의 교회를 지원하는 일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관점에서 농촌의 삶과 문화를 새롭게 바라보아야 했다.
그 고민의 결과, 나는 농촌선교를 다음과 같이 네 가지 차원에서 재정의했다.
 
1)농(農) – ‘농부, 농사, 경작’의 의미로, 구약에서 농부는 ‘땅에 봉사하는 사람’이다. 농촌선교의 출발점은 곧 ‘땅을 치유하고 생명을 살리는 봉사’이다.
2)촌(村) – 사람이 함께 사는 마을, 곧 공동체적 삶의 회복이다. 농촌은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관계의 그물망이며, 도시와 농촌, 사람과 피조물이 상생하는 터전이다.
3)선(宣) – ‘베풀고 섬기다’라는 뜻처럼, 지역사회의 필요를 함께 discern(식별)하고 해결하는 섬김의 실천이다.
4)교(敎) – ‘가르치고 훈련하다’는 의미로, 정의·평화·기쁨이라는 하나님 나라의 삶을 배우고 나누는 훈련장이다.
 
이 네 가지 의미를 통합하면, 농촌선교는 농과 마을을 중심으로 하나님 나라의 생태적 삶을 구현하는 공동체적 선교라고 정의할 수 있다. 농촌선교에서 ‘농’을 중심에 두지 않는다면 그것은 더 이상 농촌선교가 아니다. ‘농’은 단순한 경작행위가 아니라 창조질서에 참여하는 영적 행위이며, 농본주의는 생명 중심적 신앙의 토대이다.

따라서 농촌선교는 단순한 농촌교회의 유지가 아니라, 도시와 농촌이 함께 농을 실천하며 하나님 나라의 생명공동체를 이루는 새로운 선교 패러다임이다.

3. 총회농촌선교센터의 사명: 휴식, 교육, 체험의 장
이 신학적 통찰 위에서 총회농촌선교센터는 세 가지 방향을 설정했다.
1)휴식의 장
*개인 피정, 수련회, 세미나를 위한 공간 제공(예배실, 식당, 숙소 등)
*음악회, 미술전시회 등 문화행사를 통해 지역사회와 교류
2)교육의 장
*농촌목회자 수련회, 영성훈련, 세미나, 멘토링 프로그램 운영
*신학생 대상의 농촌목회 교육, 현장실습, 동아리(‘농담진담’) 지원
*도시교회 신자들을 위한 도·농 상생 생태교육 프로그램 운영
3)체험의 장
*생태텃밭을 통한 치유농업(Healing Agriculture) 체험
*모범적인 농어촌교회 탐방, 지역공동체 사례 연구
*탄소중립 실천형 농업(유기농, 저탄소, 재생에너지) 직접 경험

이 세 영역은 단순한 기능 분담이 아니라, 농촌교회와 도시교회가 함께 배우고 실천하는 생태마을 학습장을 만드는 데 목적이 있다.

4. 기후위기 시대의 신앙적 응답
오늘의 인류가 직면한 가장 중대한 위기는 기후위기이다. 산업화 이후 화석연료 사용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높였고, 그 결과 지구온난화와 기후재난이 가속화되었다. 이제 교회는 신앙의 이름으로 탄소중립과 생태적 전환을 실천해야 한다.
총회농촌선교센터는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구체적 실천하고 있다.
* 농기계 사용을 최소화하고, 톱밥과 가축분을 활용해 퇴비를 만드는 생태순환 유기농 실천
* 지붕 위에 100k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하여 센터 자체 에너지 사용량을 상회하는 전력 생산
*생산된 전기 수익을 농촌교회 가정용 태양광 보급사업에 재투자

이러한 노력은 단순한 환경운동이 아니라, 하나님 창조세계의 회복을 향한 신앙의 실천이다. 총회농촌선교센터는 녹색교회, 녹색기관으로서의 정체성을 지향하며, “창조의 보전이 곧 복음의 완성”이라는 신학적 확신 위에 서 있다.

5. 농촌목회에서 농촌선교로
농어촌 사회는 현재 심각한 인구감소와 초고령화로 인해 소멸의 위기를 맞고 있다. 교육·문화·의료 격차는 청년 유출을 가속화하고, 이는 농촌교회의 노령화와 재정 악화를 초래하며 선교적 지속성을 위협하고 있다.
따라서 농촌교회는 지역사회 전체를 선교의 장으로 인식해야 한다. 복음전도만이 아니라, 사회적·생태적 구원을 통합적으로 추구하는 선교로 확장되어야 한다. 경제·교육·문화·의료의 불균형 해소에 참여하고, 농촌의 자립과 지속가능성을 위한 공동체 기반 선교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예장통합 교리문답(제4부, 21세기판)은 선교를 “하나님으로부터 부르심을 입은 사람들이 세상으로 보내심을 받아 복음을 전하고, 하나님 나라를 구현하는 사명”으로 정의한다. 선교의 목적은 (1) 복음 전도, (2) 하나님 나라의 구현—곧 영혼 구원과 사회·창조세계의 구원이다.

이 정의에 따라 농촌선교는 농업이 이루어지는 마을공동체 속에서 사람과 피조물이 하나님과 화해하는 생명·정의·평화의 사역이다. 그것은 개인구원과 사회구원, 그리고 생태적 회복을 하나로 엮는 통전적 선교이다.

6. 결론: 농촌교회를 위한 생태마을 학습장을 향하여
이제 농촌교회는 단순한 신앙공동체를 넘어,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생태신앙의 학교가 되어야 한다. 총회농촌선교센터는 이를 위해 농촌교회와 도시교회가 함께 배우고, 실천하며, 하나님 창조세계의 회복을 꿈꾸는 ‘생태마을 학습장(Ecological Learning Village)’을 만들어가고자 한다.
그곳에서는 신앙이 흙을 만지고, 예배가 노동과 결합하며, 교육이 생명을 가꾸는 행위로 이어질 것이다. 농촌선교의 궁극적 목적은 바로 여기에 있다. “하나님 나라의 생명질서를 땅 위에 다시 세우는 것.” 그것이 농촌선교의 비전이며, 농촌교회를 통해 이뤄가야 할 거룩한 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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