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피곤한 시대의 우물가에서
![]() |
||
임규일목사(만성교회)
누가 생수 한 모금 마시게 할 것인가? ”
어느 한국계 독일 철학자가 말하는 대로 오늘 우리 사회는 여러 차원에서 극심한 “피로사회”이다. 너나 할 것 없이 고단하고 지치고 맥빠지고 못살겠고, 안살고 싶고, 살고 싶은 어떤 동기를 발견하지 못하는 상황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여기에 교회도 있어서 “교회에 가고 싶다“보다는 ”교회를 떠나고 싶다“는 게 오히려 솔직한 심정이라 할 정도이다. 현실이 삶의 명분과 의의와 목표와 꿈을 내놓지 못하는 까닭이다.
…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와 그 뒤에 벌어지는 모양새들은 과정의 정당성, 절차와 진행의 투명성, 결과의 합법성 등의 문제가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를 깨닫게 하고 있다. 민주주의는 결과만 아니라 그렇게 되기까지의 과정과 절차와 진행도 민주적이어야 한다는 말이다. 모두가 찬성과 반대를 떠나서 나타난 결과에 함께 즐거워하고 기뻐하고 수용하며 참여하는 분위기를 만들어내야 함이 마땅하기 때문이다. 개인소득 2만불, 3만불 시대가 됨이 선진국가 되는 게 아니라, 살아감의 모습이 성숙하고 품위가 있고 질서와 격이 함께 갖추어져야함을
절실하게 깨닫게 된다.
교회는 어떠한가?
올해 총회 주제는 “교회- 세상의 빛과 소금”이라 하였는 데, 지금 우리 교회가 교회의 무엇을 내세워 “보시오 빛입니다, 소금입니다” 할 수 있을까? 최근 목사, 승려, 신부 할 것 없이 성범죄, 금품, 도박, 등등 내놓고 말하기 낯뜨거운 일로 “다 소용없어! 정말 믿을 놈 없어!”가 되어버리는 판이니, 종교가 말 그대로 “으뜸되는 가르침”이기는 커녕 영화 <밀양>에서 울려 퍼졌듯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 소리 듣기 딱 좋게 되어버렸다.
세상이 교회를 닮고 배워 진리와 정의, 성결과 덕성을 키워가야 하련만 교회가 오히려 세상 하는 일들을 닮고 배워선 세상보다 더 하고 있음에 실망을 넘어 슬픔이 북받쳐 오른다. 지방 연고 앞세우기를 넘어, 학연과 인맥을 내세워 조직을 짜고 그 짜여진 조직을 세력화하여 과시하면서 서로 거래하고 흥정하고, 허상일 뿐인 허위권위구조를 만들어 교단 질서를 농단하려는 폐해에 많은 이들이 우려를 넘어 탄식과 절망을 하고 있다. 분명하고 두려운 사실은 <바벨탑>은 무너진다는 것이다. 지금 곳곳에서 무너지고 붕괴하는 양상들을 목도하고 있지 아니한가? 누가 무너뜨려서가 아니라 제 스스로 모든 문제를 들추어내면서 스스로 부숴지고 있지 아니한가? 진보라는 것이 가장 진부하기 이를 데 없고, 통합했다는 곳에 분열이 부글부글하고, 새누리라 하지만 새로운 누리가 펼쳐지지는 않는다. 왜 이런 패턴을 좇아가려 하는지 모를 일이다. 결국 무너지게 될 일에 그것도 힘이라고 왜 그리 따라붙고 종을 울려댈까?
우리는 피곤하고 싶지 않고, 피로하다 못해 주저앉거나 하고 싶지 않다. 날마다 오히려 새 힘을 얻으며 독수리 날개짓 하며 가장 높이 오름 같이 되고 싶다. 교단의 지도력이나,총회의 운영구조, 인사개편, 새로운 총회장과 임원 구성 등등…. 저 일선 교회 무명의 평신도에 이르기까지 자랑과 긍지, 기쁨과 감격, 감사와 노래가 되어주기 바란다. 위로와 평강으로 나타나 주길 고대한다.
시대가 시대니 만큼 현실의 사람들은 희망을 품고 싶고, 희망의 아이콘을 찾고 있다. 그런 깨끗하고 진솔하고 건실하며 우러를 덕망과 권위있는 무엇을 고대하고 기다리고 있다. 이 간절함에 돌을 던지지 마시라! 누가 그 희망의 아이콘으로 나서보시겠는가? 우리는 그에게 마음과 뜻을 주리라. 제발 또 하나의 근심과 부담, 속음과 배신, 낭패와 실망의 표상으로 나타나지 말라. 그동안 너무 많이 당하고 겪어온 것으로도 그만하면 많이 먹었으니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