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쓰는 편지 21 –
명일동 길
거리엔 가로수 낙엽이
뒹굴고
오가는 발걸음은
뜨악합니다
계절이 가는 길목은
그런 저런 허전함이
나뭇가지 사이로 스치는
바람 처럼
겨드랑이 사이로
서늘합니다
그대여!
문득 보고싶습니다
기억은 흑백사진 처럼
아련하고
추억만 낙엽 처럼
나뒹깁니다
조금은
잠시라도
쓸쓸하고 싶습니다
늦가을
그리고 이른 겨울
춥고 차가움은
날씨때문만은 아닙니다
따뜻한 그리움 하나
담요 처럼
덮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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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 엽서 48 –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은
차라리
더 파랗습니다
멍든 가슴으로
시절이 더 섧고 아픈 이들의
마음들의 사무침일까요
잎사귀 떨군 나뭇가지들의
몸짓을 봅니다
그 가녀림
간절함
그것이 무엇
일까요
윤동주가 노래한
교회당 꼭대기 십자가
쫓아오는 햇빛도 없는 데
스쳐오고 가는
겨울바람에
깃발없는 나부낌으로 보임은
내 착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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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엽서 42 –
겨울로 가는 길목에서는
아침부터 시립기만하고
떨어져 아무렇게 흩어지는
낙엽은
그저 좀 쓸쓸하다
세월,
계절 !
차분히
조용히
천천히
모든 것을 응시하자
그리고
너그러워지기를
배우자
사랑은
모두를
끝까지 사랑함일터이니
이쯤에선
전부를 용서할 일이려니
님이여
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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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 엽서 45 –
어느 기독교 신문 1면 헤드라인을 보니
"기독교에 대한 비판이 위험수치에 도달"
이렇게 씌어있었습니다.
어느 정도 부인할 수 없는 우리의 현실이고
오늘의, 별 수 없는 한국 교회 상황일 것입니다.
그러나
속상합니다.
욕먹는 것은 기독교 역사 아니었나요?
바울은
실상은 "도살장의 양" 같다고도 했는 데 …
욕먹고 비방듣고 조롱과 학대 당함은
그래도 아직은
한국 교회가 살아있기 때문 아닐까요?
욕먹을 짓, 비난받아도 쌀 일은 얼마든지 있지요
제 입에서도 욕이 거품 처럼 쏟아질 경우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참 나쁜 일과 사람과 상황은 너무 많아요.
그러나
그러나 말입니다.
산골짜기 물이 흘러내리고
들에 논에 싹나고 풀나고 꽃이 피듯
이름없이 빛도 없이
그 모든 곤욕 다 치르어내면서도
오늘 새벽 등을 밝히는
산골과 바다끝 섬,
오두막 같고 지하실 어둔 기도실에서
무릎꿇고 엎드리는
간절함들 있어요.
교회는 그렇게 살아가는거지
유대 속담에 이런 말이 있더군요.
" 지구의 종말이 와서 모두 파괴되고
단 두 사람이 남았다고 하자,
그 두 사람은 무엇을 해야 하겠는가?
한 사람은 토라를 읽고(외우고),
다른 한 사람은 그 말을 경청하는 일이다."
교회는
이렇게 존재함에 신실함으로
살아가는 것 아닙니까?
이게
이 세상을 위해
교회가 할 일, 해야 할 노릇일것이고요.
그냥이 아니라,
정말 믿는 자여!
더 앞으로 나아갑시다.
욕하는 자는 욕하고
욕먹는 자는 욕먹고
오, 주님
예수 그리스도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