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호의 생각나누기

              과연 우리들은 어디에 서 있는가?

 고대 헬라인들이 추구하는 것은 현존하는 것들의 객관적 진리, 명료성 그리고 그것들에 대한 분명한 증명을 하는 것에 역점을 두기에 인간이 무엇인가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히브리 사람들은 “인간이 무엇이냐”하는 질문보다는 “인간아, 네가 어디 있느냐?”고 질문을 한다.

히브리적 사고는 인간의 삶과 역사, 도덕적인 법칙들에 대한 개인적인 확신을 추구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의 존재와 그 본질을 이성적 논리적 분석이나 개념화한 설명을 피하고 직관적이며 “모순의 일치”(Coincidential oppositorum)를 대담하게 주장하는 변증론적인 사고를 하고 있다.

그러므로 그들은 “인간이 무엇이냐”는 질문보다는 “인간의 선 자리, 그의 위치가 어디 있느냐”함을 먼저 묻게 된다. “선자리” “위치”란 말은 관계성의 문제이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성은 물론 창조주와의 관계성, 진리에 대한 관계성 등을 묻는 것이다. 이것은 사람이 무엇이냐 하는 질문의 대답이 인간의 본질은 물론 인간이 가져야 할 관계성이 무엇이냐 하는 것이다… 이는 칸트의 질문 즉 “무엇을 알 수 있느냐?”, “무엇을 해야 하는가?”, “무엇을 바랄 수 있는가?”라는 세 질문을 다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1917년에 태어난 독일의 작가 하인리히 빌(Heinrich Theodor Böll)은 1972년 노벨문학상을 받는다. 그의 작품 중 하나인〈아담아, 네가 어디 있느냐?(Wo warst du Adam?)는1951년에 나온 것으로 2차세계대전을그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병사들의 어둡고 절망적인 삶과 전쟁의 무의미함이 간결한 문체로 그려져 있다..

여기서 하인리히 빌은 오늘날에는 하나님이 인간들을 향해 너가 어디있는냐 물을 것이 아니라 인간들이 하나님을 향해 당신은 어디에 있느냐고 질문해야 한다고 한다. 그런 후에 하나님이 오늘의 전쟁을 일삼는 인간들을 보고서 마음 아파하시며 그 인간들을 위로할 것이 아니라 우리 인간들이 하나님을 위로할 때라고 역설한다. 다시 말해서 하나님이 창조하신 인간과 세게는 하나님이 생각하는 반대방향으로 마음껏 달려가고 있으니 그러한 인간과 세상을 보고서 마음 아파하시는 그 하나님을 위로할 때라고 역설하고 이는 것이다.

과연 오늘 우리들은 어디에 서 있는 것일까?
나 자신이 서있는 삶의 자리는 어디인가?
21세기의 천박한 문화에 메몰된 채 더 많은 것을 가지지 위한 탐욕을 위해 정신없이 앞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 모두 나 자신이 서 있는 자리, 그 위치가 어디인지 골돌하게 물어보아야 한다.
우리 모두 목졸려 신음하는 한반도가 서 있는 그 자리가 어디에 있는지 진지하게 질문해 보아야 한다. 그것만이 아니다.  오늘의 세계가 신음하며 절규하고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볼 수 있어야 한다.

오고올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그리고 의로운 역사에 부끄럽지 않게 우리 모두는 당당히 서 있어야 한다. 우리 모두 새로운 세상을 열어나가는 그 일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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