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학회, 제43차 정기학술대회
가족주의가 어떻게 교회 세습에 이용됐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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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설명/ 2012년 11월 2일 교회세습반대 운동본부 출범식 | ||
한국기독교학회(회장 유석성) 제43차 정기학술대회가 지난달 31일 부터 이달 1일까지 충남 온양관광호텔에서 ‘평화’를 주제로 개최됐다. 이 단체는 신학분야 13개 학회와 2천여 명의 회원으로 구성된 가장 큰 학회이다.
학술대회 이틀째인 지난 1일에는 구약학회, 신약학회, 교회사학회, 조직신학회, 기독교윤리학회 등 분과별 발표회가 진행됐으며, 이중 교회세습 문제를 가족주의 문화로 풀어낸 기독교윤리학회의 발표가 있었다.
‘한국사회의 가족주의 문화의 부정성과 기독교윤리’를 주제로 발표에 나선 고재길 교수(장로회신학대학교 기독교윤리학)는 “가족주의에서 중요한 가치는 ‘가족에 대한 배려와 관심’이다. 하지만 가족에 대한 배려와 관심이 중요한 가치들 가운데 하나의 가치가 아니라 절대적 가치가 됨으로써 가족주의가 가족성원들 각각의 도덕적 삶을 형성하는 결정적인 원인으로 자리 잡아 버렸다”라고 지적했다.
고 교수는 “이는 가족공동체의 유익만을 추구하는 가족주의가 사람들의 삶의 영역에서 문화적 형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데서 잘 드러난다”면서 “이러한 가족주의 문화의 부정성을 극복하는 일이야말로 한국사회의 건강한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가족주의가 모두 나쁜 의미는 아니다. 일례로 비슷한 언어인 가족적이란 말은 따뜻하고 건전한 공동체성을 내포하고 있어 교회에서도 자주 사용하고 있다. 여기서 고 교수는 ‘가족주의’와 ‘가족적’이라는 말은 매우 다른 뜻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국에 특이하게 자리 잡은 이기적 가족주의를 지적했노라고 선을 그었다.
고 교수는 “한국에서 가족주의라는 용어는 긍정적인 의미를 갖고 있는 가족적이라는 말과는 매우 다른 뜻을 갖고 있다. 가족적이라는 말에서는 건전한 의미의 공동체성을 생각할 수 있지만 가족주의라는 용어는 오히려 공동체적 의미를 약화시킨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의 가족주의는 건전한 공동체의식에 기초하여 성장하고 성숙되기보다는 오히려 이기적인 자기 가족중심주의로 전락함으로써 사회적 역기능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한국가족주의의 부정성은 집단적 배타주의, 연고주의와 결합됨으로써 한국사회의 각 영역에서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가족주의의 부정성이 한국교회안에서 교회세습의 형태로 등장하고 있다는 점을 강한 어조로 지적했다.
고 교수는 “가족공동체의 삶의 본래의 지향점과는 달리 교회세습은 아버지와 아들이 영광의 대상이 되는 것처럼 보인다”면서 “교회 성도들은 자기들이 하나님 위임의 영역인 가족공동체 안에서 예수그리스도를 섬기는 새로운 인간으로 창조된 것임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수는 편협한 가족이기주의를 넘어서서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모든 사람들로 이루어진 새로운 가족 공동체를 이상적인 가족형태로 제시했다. 또한 하나님나라를 위해 헌신하도록 우리 모두를 부르신다는 점은 가족주의 배타성을 해결하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매우 중요한 결론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논찬을 맡은 박우영 교수(감리교신학대학교)는 “생물학적 친인척 관계에 근거한 가족주의 문화가 어떻게 왜곡된 삶의 방식들을 형성하는지와 교회 영역에서 어떻게 목회 세습의 모습으로 변질되었는지 잘 지적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