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PCK 총회 광복 70주년 기념 특별사업
말로만 그치는 행사 안 되려면
![]() |
||
지난 2일 한국교회 100주년기념관에서는 전국 65개 노회 대표와 총회 각 부서 책임자들이 모여 신년 하례회를 갖고 “2015 광복 70주년 기념 특별사업”을 추진할 것을 선포했다. 이 사업의 명칭은 "2015 광복 70주년 기념 특별사업”으로 99회기 총회 주제인 “그리스도인, 복음으로 사는 사람”을 주제의 연장선상에서 “민족공동체의 치유와 화해, 평화통일을 위한 2015”를 제시한 바 있다.
“2015 광복 70주년 기념 특별사업” 중 주요 사업으로 숭실대학교와 ‘광복 70주년 기념 한반도 화해평화통일교육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또 광복 70주년 기념이 되는 3.1절에는 공동예배를 여전도회전국연합회와 협력해 “2015년 분단의 자리에서 생각하는 3.1운동과 기독교”라는 주제로 2015년 3월 1일(주일)에 전국교회에서 일제히 드리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광역 별로 독립유공자(유가족) 위로회를 개최해 독립유공자들의 정신을 기릴 예정이라고 한다. 이에 앞서 총회는 2.8독립선언서 낭독일인 2월 8일(주일)에 발안의 제암리교회로 가서 총회장 정영택 목사를 강사로 기념예배를 드린다. 또 전국교회가 참여하는 3.1절 공동예배의 출발을 알릴 예정이다. 부서별 사업으로 총회 교육자원부가 같은 주제로 3.1운동의 평화사상을 조명하는 세미나도 개최할 예정이다.
5월 18일에는 광주에서 광주 전남지역 노회와 협력하여 “2015년 분단의 자리에서 생각하는 5.18 민주화운동과 교회의 역할”을 주제로 “5.18 민주화운동 35주년 기념식”을 거행하고 5.18 민주화운동 정신을 기릴 예정도 있다. 이어 6월 25일에는 6.25 한국전쟁 65주년을 기하여 점심 한 끼를 금식하며 “민족공동체의 치유와 화해, 평화통일을 위한 참회기도회”를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그나마 광복 70주년을 맞는 올해 민족의 평화통일의 기반을 다지기 위한 일자별 세부계획을 세운 교단으로는 아마도 우리 총회가 유일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말과 계획을 세웠다고 다 된 것은 아니다.
또한 총회는 “민족공동체의 치유와 화해, 평화통일을 위한 세계기도운동”을 6월 6일부터 8월 15일까지 70일간 전개할 예정이다. 이미 2014년에 설교와 기도집을 제작하여 산하교회에 배포하고 총회 홈피에서 다운로드 받아 사용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올해도 이 "70일 기도집”을 국문과 영문으로 발간하고, 스마트폰 앱을 개발하여 배포할 것이라고 밝혔다.
70일 기도 운동의 주제는 “성령이여 오셔서, 우리를 치유하고 화해하게 하소서”이며, 70일 기도운동의 마지막 한 주간인 8월 10일부터 8월 15일까지 전국교회가 “민족공동체의 치유와 화해, 평화통일을 위한 특별새벽기도회”를 개최하여 민족공동체의 치유와 화해, 평화통일을 위해 기도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8. 15 직전 주일인 8월 9에는 전국교회가 일제히 “민족공동체의 치유와 화해, 평화통일을 위한 해방 70주년 기념 공동예배”를 드리고 민족공동체의 치유와 화해, 평화통일을 위하여 기도하며, 8월 14일에는 “민족공동체의 치유와 화해, 평화통일을 위한 한국교회의 역할과 과제”를 주제로 광복 70주년 기념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총회가 우선적으로 할일인지는 한번 검토해봐야
그러나 우리 총회가 현재 직면한 여러가지 현안 문제들을 볼 때 이것이 우선 순위에 맞는 것인지도 그렇고, 그렇다면 2015년에는 우리총회가 이 일에만 매진할 것인지도 되묻고 싶다. 지금 바닥의 정서는 전혀 이것이 아닌 데 뜬구름 잡는 얘기들을 한다는 비판이다. 통일논의와 기념사업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총회의 산적한 문제들은 그럼 어떻게 하자는 것이며 어떻게 된다는 것이냐?이다. 연금재단 문제, 총회직제 개편, 연세대학 문제, 양화진 문제,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건립 문제 등 산적한 문제들은 어떻게 하고 보기에 그럴 듯한 행사로 1년을 보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 이런 논의와 사업의 발상은 바닥에서부터 올라와야지 누구 헌의인지 임원회나 남북한 통일부서의 제안인지는 모르나 연초부터 총회 임원회가 너무 일을 만드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총회 임원회는 주어진 총회 일을 해야지 새로운 일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 업무 협약 추진도 그렇고 일상적인 업무만 해도 바쁘다. 21세기 찬송가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이며 NCCK과의 문제, CBS 사장과 이사장 선임 문제 등 산적한 문제를 풀 일도 걱정이다. 통일 사업은 기도나 한다고 해서 앞당겨지는 것도 아니고 정부에 압력이 되는 것도 아니잖는가? 언제까지 우리는 이렇게 공염불인 일들을 해야 하는가 하는 자조석인 한탄이다. 작년에 이미 치유, 화해, 생명(치ㆍ화ㆍ생) 이라는 각론에 대하여 바닥에서의 이해 부족과 비판을 들은 적이 있다. WCC 신학과 사업을 조사하여 문제가 있다면 탈퇴를 하자는 헌의안을 통과시킨 총회가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되짚어 보기를 바란다.
우선은 총회의 리더들과 구성원들의 마음을 모으는 일을 해야 한다. 소통과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 급선무다. 작년 한 해 동안 우리 총회 임원회가 한 일을 돌아보면 참으로 부끄럽다. 세월호 참사로 기도와 모금을 하라 하고는 임원단이 부부 외유를 떠난 철면피들이다. 연초에는 시국기도회를 한다고 큰 소리를 치고는 압력을 받아 용두사미가 된 적도 있다. 할 수 없는 형편이고 내용인데 왜 감당도 못할 일을 하면서 권위를 실추시키는 지 모르겠다. 지금도 영남신학대 문제와 강남노회가 개회도 하지 못하는 문제 등 풀어야 할 일이 하나둘이 아니지 않는가?
책상에서 말로만 하는 행사 안 되려면
우리사회의 이념대립과 양극화는 분단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통일이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 것인가를 실감케 한다. 최근 통진당의 억지해산과 의원면직을 두고 잘 했다는 측과 이해할 수 없다는 국민정서의 대립으로 인한 이념적 대립이 노골화하여 불필요한 국민적 에너지를 소진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은 늘 이런 긴장을 자기 지지층 결집으로 유도하는 이벤트 정치로 재미를 보아온 터라 이를 고착시켜 정치적으로 이득을 보려고 할 것이다. 그래서 통일에 대한 발언들은 양념이고 그저 한 번씩 해 보는 말들인 것이다. 박 대통령 연두기자회견에서 제의한 남북정상회담은 그야말로 모든 것을 뛰어 넘는 일괄타결식의 정치적 레토릭 밖에 안 된다. 즉 정치적 효과만을 노리는 행위다.
통일에 대한 진정성이 있다면 이전 두 분의 대통령이 이뤄놓고 다져진 논의에 성의있는 진전을 하는 것이 선결이다. 남이 한 것을 짓밟고 자기가 해야 진리이고 정의라는 교만한 논리로 시도하는 통일논의 독점은 그 결과들을 개인적으로 향유하려는 발상이다. 그렇기에 통일 행사는 멋으로 하고 모여서 예배 보고 밥 먹고 말만 하고 교통비 받고 헤어지는 행사가 되지 않아야 한다. 남북한 정부와 사회에 호소력 짙은 파급을 줄 수 있는 단계까지 가야 한다. 그런데 최근 본 교단은 물론이고 기독교 연합기관들과 대형교회 목회자들이 앞 다투는 "평화 통일 기도회"와 행사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지만 그 저의가 무엇인지 의심스럽다. 또 교단들의 신년 하례회나 교회들의 신년예배에서도 광복 70주년에 대한 언급을 하며 너도 나도 민족통일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키는 모양새다. 그러나 이러한 일들이 형식으로 흐르지 않기 위하여 명심할 것들이 있다.
남과 북이 처한 민족의 엄연한 현실에 대한 구체적인 기도이어야 하고 그 논의를 진전시키는 일이 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우리가 "민족의 화해와 평화통일"이라고 하는 용어를 사용하는 주체들마다 의미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 말은 북한에서도 사용하지만 집권당이나 야당, 진보계열의 정당 심지어 뉴라이트나 탈북동포 NGO까지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구호이다. 그렇기에 이 담론을 좀더 세분화하거나 차별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지 못하여 고민없는 구호성 이벤트 행사 이상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것이다.
지금 "평화통일"을 말하는 이들은 제 각각이 마음에 두고 있는 자기 식의 평화와 통일이 있다. 그런데도 각론에 대하여 내부적으로 토론과 합의를 도출하기 보다는 제 각각 자신들의 "평화통일" 대한 주장이 정의이고 진리임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비판이다. 예을 들어서 "평화통일" 어떻게 할 것인가? 남한식 흡수통일인가? 쌍방이 반반씩 절충하는 통일인가? 1국가 2체제의 연방제 통일인가? 아니면 제 3의 길인가? 통일을 위하여 상대에게 실질적으로 제시하는 내용이 없는, 한 마디로 입으로만 하는 "평화통일" 주장은 안 된다. 대통령부터 거두절미하고 "통일은 대박", "통일은 우리 민족 최대 축복"이라는 식의 구호만 말하는 것은 통일에 대한 아무런 진정성도 의미도 없는 통일 타령에 불과하다.
그런 면에서 발표된 본 교단의 프로그램과 행사도 이런 식으로는 사진만 남기는 행사에 그칠 수가 있다는 말이다. 좀더 진지하게 접근을 해야 한다. 그러려면 통일 논의를 위하여 가장 중요한 기반 조성이 먼저 있어야 한다. 1980년 초 당시 민주당 유성환 의원은 국회 연설에서 "우리의 국시는 반공이 아니라 통일이 되야 한다" 라고 말을 했다가 구속까지 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을 당했다. 그러나 유 의원의 그런 파격적인발언으로 말미암아 우리의 통일 논의가 국가가 규정한 반공과 통일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통일론에 불과했다는 허구성을 밝혔낸 것이었다. 그리고 우리사회는 그의 희생을 통하여 통일논의가 진일보하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