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CK, “누더기 된 시행령 재가 미뤄야”

NCCK, “누더기 된 시행령 재가 미뤄야”

‘세월호’ 정부 시행령 수정안, 관난 예상

   
 

정부가 국무회의를 열어 해양수산부의 ‘세월호 시행령 수정안’을 확정했다. 하지만 유가족들과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위원장 이석태, 이하 세월호 특위)는 거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독소 조항이 여전하다는 반발이다.

해양수산부(장관 유기준)는 27일 ‘4.16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정부가 내놓은 시행령안(이하 정부안)에 따르면 특조위 직원 정원을 120명(정무직 5인 제외)에서 사실상 85명으로 줄였다. 또 공무원 대 민간조사관 비율을 50:70에서 동수 비율로 맞추어 공무원 비율을 늘렸다. 조직 관련해선 3국(진상규명, 안전사회, 지원)을 1국 2과(안전사회, 피해자지원점검)로 축소시켰다.

특히 특조위가 핵심으로 꼽았던 ‘업무와 사무의 분리’ 조항은 삭제됐다. ‘성역없는 진상규명’을 가로막을 소지가 있는 독소조항도 눈에 띈다. 구체적으로 보면 원안 5조(소위원회 위원장의 업무)는 위원회 산하 3개 소위원회, 즉 △진상규명 △안전사회 △지원 소위원회 위원장에게 각 소위원회 업무에 대한 지휘·감독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이석태 특조위 위원장도 이 부분을 "시행령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제5조(소위원회 위원장의 업무) 법 제16조 제1항에 따른 업무의 분담 수행을 위하여, 진상규명 소위원회 위원장은 진상규명국의 업무를, 안전사회 소위원회 위원장은 안전사회국의 업무를, 지원 소위원회 위원장은 지원국의 업무를 각각 지휘·감독한다.

특히 독소조항으로 지적되는 부칙 2조(정원에 대한 특례)는 정원에 대해 "조직진단 등을 통한 위원회 업무량 분석과 직무분석 등을 거쳐 제8조 제2항(파견공무원 관련 조항) 및 별표 개정을 통해 조정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다시 말해 인원을 늘리기 위해서는 그때그때 ‘업무량 분석과 직무분석’ 등을 거쳐 시행령을 개정해야 하는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발목이 잡혀 있는 특조위 활동에 장애가 될 소지가 다분하다. 더군다나 경우에 따라서는 인원이 줄어들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안은 또한 공무원과 민간조사관 비율을 1:1 수준으로 맞췄다. 정부안에 따르면 파견 공무원 수는 42명인데, 정무직 5인을 제외한 전체 85명의 절반쯤에 해당하는 숫자이다. 민간보다 불과 1명 적다. 그러나 특조위는 원안에서 공무원 대 민간조사관 비율을 50:70으로 제시했다. 이는 특조위 활동을 민간이 주도해야 한다는 인식과 맞닿아 있는 부분이다. 공무원 비율이 늘어날 경우 세월호 참사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정부의 영향력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세월호 특위 주장안 무시 
세월호 특위에서는 △업무의 완결성과 신속성을 위한 상근 상임위원의 업무 지휘·감독권 보장 △특별법이 정한 업무 범위 반영 △민간 중심의 조사 활동 실시 △행정지원 사무 중심의 공무원 파견 등 4가지는 반드시 시행령 수정안에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통과된 내용은 지난 달 27일 해양수산부가 입법예고한 원안과 큰 틀에서 달라진 점이 없어 특위의 지적사항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상태다.

세월호 특위는 “오늘 의결된 시행령은 기획조정실에서 이름만 바꾼 행정조정실을 설치했고, 핵심보직을 파견공무원으로 배치하여 특조위의 독립성을 훼손했으며, 특별법에 규정된 특위 업무 범위를 타당한 근거 없이 축소함으로써 참사의 진상규명 활동과 안전사회대책 수립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특별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세월호 특위는 “시행령이 형식적으로 제정됐으나 상위법인 특별법을 어길 수는 없다”며 “특별법이 구체적으로 특위에 부여한 권한을 활용해 허수아비 시행령에 구애받지 않는 독자적인 위원회규칙을 제정함으로써, 특조위의 독립성을 지키고 상임위원이 직접 업무를 지휘・감독하는 활동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NCCK는 개정된 시행령 반대 입장
정부가 이러한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이하 시행령)을 최종 확정한 가운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세월호참사대책위원회(이하 세월호대책위, 위원장 이승렬)는 7일(목) 공개서한을 통해 대통령에게 시행령 재가를 미룰 것을 촉구했다. 이번에 확정된 시행령은 대통령의 재가를 거치면 최종 확정된다.

NCCK 세월호대책위는 공개서한에서 “이번에 확정된 시행령은 특조위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제대로 보장하지 못할 뿐 아니라 사실상 조사 대상이 될 수도 있는 공무원이 특조위의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면서 “정부 스스로 세월호 참사의 진실 구명과 안전한 사회 건설에 대한 의지가 없음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제라도 대통령은 누더기가 되어 버린 시행령의 재가를 미루고 특조위와 유가족들과 재협의를 통해 제대로 된 시행령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세월호 참사의 모든 책임을 져야 할 대통령의 결단을 강력히 촉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은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의 재가를 미루고 즉각 재 협의 하십시오!

지난 6일 정부는 국무회의에서 세월호 유가족과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가 전면 폐기를 주장하고 있는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이하 시행령)”을 최종 확정하였습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년이 지난 지금, 아무런 진실규명도 하지 못한 정부가 특조위와 유가족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시행령을 강행 처리한 것은 국민과 소통하며 국민의 뜻을 따라 정치를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불통과 아집으로 자신들의 뜻을 관철시키겠다는 것이기에 우려를 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동안 애타게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피눈물을 흘려왔던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들의 마음을 무너뜨리고, 국민을 기만하고 신의를 저버린 이번 시행령 확정은 많은 국민들의 분노를 사게 될 것입니다.

이번에 확정된 시행령은 특조위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제대로 보장하지 못할 뿐 아니라 사실상 조사 대상이 될 수도 있는 공무원이 특조위의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한 것이기에, 정부 스스로 세월호 참사의 진실 구명과 안전한 사회 건설에 대한 의지가 없음을 여실히 보여준 것입니다.

더 나아가 시행령의 본질적인 독소조항은 그대로 남겨둔 채 단순히 공무원 숫자를 몇 명 줄이고, 기획조정실을 행정기획실로 바꾼 후 자기 할 일을 다했다고 말하는 정부의 태도는 뻔뻔함을 넘어서서 국민의 뜻을 무시하는 것이고, 국민을 섬기기보다는 권력과 자본을 섬기겠다는 분명한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기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제 모든 책임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있습니다. 국무회의에서 통과된 시행령은 대통령 재가 후 즉시 시행되도록 되어 있지만, 이제라도 대통령은 누더기가 되어 버린 시행령의 재가를 미루고 특조위와 유가족들과 재협의를 통해 제대로 된 시행령을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세월호 참사의 모든 책임을 져야 할 대통령의 결단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벌써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시간이 흘러간다고 해서 우리의 기억마저 흘러가는 것은 아닙니다. 본 대책위원회는 세월호 참사의 기억을 통해 끝까지 저항하며, 모든 진실이 규명되고 안전한 사회가 만들어질 때까지 함께 할 것입니다.

2015년 5월 7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김영주
세월호참사대책위원회 위원장 이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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