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CK 회장 김근상 주교의 담화에 대한 유감
누군가는 책임을 지는 것이 공교회다
백도웅목사/ NCCK 전 총무, 예장뉴스 발행인
이번 NCCK 김영주 총무가 개인적으로 관여한 한기총과의 공동선언문 문제가 일파만파로 전개되고 있다. 나는 전직 총무로써 원만한 해결을 위하여 기도하는 마음으로 기다리며 김근상 회장의 기자회견이 있는 25일에 참여하여 발언도 한 바 있다.
발표된 NCCK 회장 김근상 주교의 담화문은 그 내용에 있어서 깊은 고민과 성직자다운 면모가 보여 일부 공감하지만 당면한 문제를 풀어나가기에는 부족한 듯 하다. 이런 때야 말로 회장의 공적 리더십이 발휘되어야 하는 중요한 시기다. 그가 맞이한 이번 현실 문제를 지도자로써 어떻게 처리하는가는 정치적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람들은 이번에 발표된 대로 ‘잘못된 선언문’에 대한 그의 입장은 인정을 하면서도 그 선언문에 개인적으로 관여한 자기 실무자에 대해서 어쩌지 못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선언문의 과오를 인정한 김영주 총무에 관한 문제를 단 한마디도 언급치 않은 것은 유감이다. 이후 모인 준비위 교단모임에서 열화와 같은 질의와 비판에 못이겨 겨우 자기방식으로 문제를 삼겠다는 행보도 이해할 수 없다는 평판이다.
오랜지기들인 김 회장과 김 총무는 이번 일로 인하여 그 관계가 예전과 같지 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표면적으로 WCC한국 총회의 원만한 준비를 위하여 중책을 맡은 김 총무를 어쩌지 못하고 감싸는 것으로 보인다. 그 자체로는 우정일 수도 있지만 이미 이번 일로 인하여 한국 NCCK의 전통과 사회적 책임을 헌신짝 처럼 버린 결과 앞에서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나는 이 신문의 발행인으로 말없이 뒤에서 돕는 일만 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NCCK는 내 인생의 중반에 가장 기쁘고 감사하게 사역하고 나름대로 의미도 있는 기관이기 때문에 향후 NCCK의 진로에 한정하여 후배들에게 용서를 구하며 몇마디 하려고 한다.
NCCK총무의 권한축소론 대두
이번 일은 김영주 총무의 이해할 수 없는, 개인적인 행동에서 시작된 것으로 그동안 NCCK 총무에게 부여된 권한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NCCK 총무에게 지금과 같은 강력한 권한이 주어진 된 것은 역사적으로 이유가 있다. 군사독재시절 NCCK가 대 사회적인 발언이나 행동을 해야 하는 긴급성에 기인하는 것이다. 당시 NCCK 가입 교단들의 다양한 입장 차이와 인식의 차이 때문에 NCCK는 필요할 때에 사회문제에 대한 발언을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총무에게 지금과 같은 강력한 권한을 주게 된 것이다(그 폐해로는 만성적인 재정적자에도 불구하고 무리한 사업을 강행한 것이지만). 그래서 7-80년대에도 마찬가지지만 지금도 NCCK의 회장이 누군지는 몰라도 총무가 누구인지는 아는 사람들이 많다. 총무 중심의 활동을 하다 보니 총무만은 확실히 각인되는 것이다. 사실 NCCK 회장은 의전상으로는 수장이지만 회원 교단의 지도력과 현장의 일이 많기 때문에 총무가 하는 일을 뒷받침 하고 회의를 주재하는 정도의 역할이 주어져 있을 뿐이다.
그런 관성으로 이번에 NCCK의 총무인 김영주 목사가 개인적으로 참여한 행위는 그 자신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자신이 몸담은 기관의 역사와 경험과 고난을 전면으로 부정하고 회장도 무시한 것으로 보인다. 더우기 회장과 총무가 활동했던 시기나 관계로 볼 때 회장과 아무런 상의도 없이 단독으로 했다고 하기도 하고, 하지 말라는데도 했다고도 하는 데 결과도 그렇치만 그럴 정도로 무시를 당한 김 회장도 사실 할 말은 없게 되었다. 이번 김 총무의 행동이 NCCK의 그 누구와도 사전 교감없이 한 것이라면 내용을 떠나서 회장은 한 단체의 수장으로써 이를 지도하고 통제하지 못한 데 대한 도의적인 책임이 없지 않다.
김 회장이 발표한 담화문도 그렇치만 앞으로 할 일이 많고 다급하다. 교단장들과 협의한 결과 김영주 총무가 잘못을 인정했으니 용서하고 문제를 덮어야 한다면 김 회장이 그 책임을 진다는 각오가 선행돼야 설득력이 있다고 보겠다. 그런데 회장은 지난 실행위에서 위임된 총무의 거취문제를 포함한 중대한 사안을 NCCK 임원들과 논의하지 않고 전례없이 교단장들을 끌어 들였다. 몇 명의 교단장들이 배석하였는데 이는 옳은 방식이 아니다. 이런 일은 NCCK가 스스로 안해도 되는 일로 자승자박하는 것이며, 결코 좋은 일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협의체인 NCCK가 왜 교단장들의 개입을 자처하는 가?
교단 협의체인 NCCK는 교단이 가입한 공의회이기는 하지만 교단장이 직접 어떤 사안을 결정하거나 발언하는 전례가 없는 곳이다. 교단은 총대를 파송하고 각 교단에서 파송된 이들이 총회와 각 위원회를 구성하여 결정하는 것이다. 한가지만 묻고 싶은 것이 있다. 이제 NCCK의 회장은 무슨 일이 생기면 교단장들에게 일일이 물어가면서 일을 진행할 것 인가? 우리 교단에 한정해서 말하면 예장 통합측의 손달익 총회장이 좋은 사람이며 에큐메니칼운동을 이해하는 분이기에 천만다행이지만 다른 회원 교단들의 대표들은 참여도 안했고 그들과의 온도 차이는 여전하다.
교단장들을 이렇게 들러리로 세우고 자신이 져야 할 책임을 나눠지려는 시도는 안된다. 이번 일로 NCCK는 교단장들이 관여하게 되는 아주 나쁜 선례를 가져올 수도 있다. 한 번도 시도된 적이 없는 일이다. 자기 완결 구조를 가진 NCCK가 제 갈 길을 찾지 못하고 할 일 많은 교단장들까지 끌고 들어온 것은 독자적인 활동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 없다. 왜 임원회나 실행위에서 이런 문제들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도출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고 공식적인 자리나 역할이 없는 교단장들을 내세우는지 모르겠다.
책임질 줄 아는 것이 공직자다.
결론적으로 말한다. 김영주 총무가 자임했듯이 모든 것이 자신의 과오라고 인정을 한다면 회장은 NCCK의 회장의 권위로 그를 어떤 식으로든 징계하는 것이 우선이다. 잘못했다는 사람을 벌주지 못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잘못한 사람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헌장에도 있는 것이며 그런 일을 하는 것은 괴로운 일이기는 하나 공공기관의 질서를 세우고 규범을 세우는 중요한 일이다. 잘못을 인정한 사람을 관용하는 것은 그 결과를 물은 다음에 하는 것이다. NCCK 총무가 NCCK의 역사와 전통 그리고 회원교단들의 의사에 반하는 일을 한 것은 신앙적으로나 도덕적으로 큰 과오이다. 그 직을 감당할 수 있는 자격을 잃었으니 우선은 그 자신이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것이 안된다면 회장이라도 나서야 하는 것이다. 지금 바닥 민심은 이 문제 책임자의 사퇴나 문책을 원하고 있는 데 이를 묵인한다면 그 짐을 어떻게 지려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러한 조치가 있고 난 뒤에 그에 대한 책임의 경중을 다룰 때 김 총무가 처한 고충과 현실을 고려하여 나름대로 동정론이나 현실론이 대두되어 그 조치를 완화하고 유예하거나 해벌할 수는 있을 것이다. WCC 한국 총회가 끝날 때까지 상임위원장 직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안도 나올 수 있다. 지금 김 회장은 김 총무가 준비위 상임위원장이기에 차질없는 총회 준비를 위하여 그를 해임할 수 없다는 말을 하는데 그것은 NCCK 총무가 아니더라도 할 수가 있고 또 준비위에서 위촉한 직책은 인사권도 다르다. 그런데 말장난 하듯이 변명만 일삼는다면 그 저의가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한 번 어려움을 겪으면 해결될 문제를 이리 저리 피하기만 한다고 해서 모면되는 것이 아니다. 앞으로 김 총무에 대한 비난과 반대의 여론은 잠들지 않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김 총무를 더 어렵게 만드는 것이 될 것이다.
NCCK 총무는 한국 에큐메니칼운동의 꽃이며 아무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김 총무는 오랜 동료인 직전 총무 권오성 목사가 총무로 선출 될 당시 인사위원장이었으며, 권 총무가 연임을 추진할 때 경쟁자로 나서서 그를 이기고 총무가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김영주 총무는 동지와 겨루어 이기기는 했으나 결코 마음이 편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총무는 이번 일 외에는 결코 흠잡을 일이 없었으며, 여러 모양에서 겸손하게 일을 잘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총무는 NCCK의 전 총무들의 자취를 상기해야 한다. 전 총무들이 공직을 마치고 한 일들을 보면, 고 김관석 총무와 권호경 총무는 CBS(기독교 방송) 사장으로 고 김소영 총무는 CLS(기독교서회)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필자는 평북도지사를 지냈다. 그러나 이들이 모두 NCCK 총무를 역임했다고 해서 그런 자리를 보장받은 것은 아니다. 나름대로 자기 역할을 감당하고 나서 가능한 일이었다. 그런 면에서 아직은 한국교계를 위하여서 일할 기회가 있는 김 총무가 한 번 살기 위하여 이런 식으로 구차하게 행동한다면 그는 더 이상 에큐메니칼운동에 설 자리가 없게 될 것이라고 본다.
NCCK 회장 김근상 주교라도 책임을 지는 모습 보여야
그래서 이제라도 NCCK의 최고 책임자인 김근상 회장은 이번 일을 당당하게 정면으로 돌파하기를 바란다. 즉각 임시 실행위를 다시 열어서 NCCK 원로들과 현직의 의견을 취합하여 김영주 총무의 징계 수위를 결정하고 실추되고 무너진 NCCK의 권위를 세우고 회복해야 한다. 그것이 김 총무의 무거운 짐을 덜어주는 것이다. 그의 잘못을 먼저 물을 수 있는 공 교회의 권위를 회복하기 바란다. 그리고 나서 관용을 베풀라. 만약 시간을 벌기 위해 다가오는 WCC 총회를 핑계대고 그때가 되면 자신의 임기도 끝난다고 버티겠다는 생각은 부디 하지 마시기를 바란다.
그렇게 되다면 김영주 총무와 김근상 주교는 한국 기독교 역사상 가장 비겁한 인물로 기억될 것이다. 만약 김 회장이 끝까지 김영주 총무의 책임을 묻지 못한다면 사람들은 그 이유에 대하여 오랜동안 궁금해 할 것이다. 그렇기에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그를 징치하던지 아니면 본인이라도 이 문제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그 이후의 문제는 그 다음에 맡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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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CK는 역사적으로 내용적으로 회장이나 총무의 공석 가운데서도 일을 수습할 수 있는 역량이 충분히 있다. 이보다 더한 어려움과 힘든 일도 감당한 기관이다. 만약 두 분이 고난의 십자가를 지지 않고 회피한다면 한국의 NCC는 그야말로 국내외적으로 큰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이렇게 하고도 정부나 사회를 향해서 무슨 말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자기의 책임도 감당하지 못하는 단체가 무슨 할 말을 할 수가 있겠는가. 이런 생각은 나만이 아니라 에큐메니칼운동의 선배나 동료 후배들과 기독교 운동의 많은 이들이 NCCK를 걱정하며 하는 말이니 가볍게 듣지 말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