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대학교수로 살아간다는 것’ 설문조사 결과 분석(2)

                            58% “대학은 죽었다” … “무분별한 정치참여부터 개선하자”

‘지금, 대학교수로 살아간다는 것’ 설문조사 결과 분석2

   
 


‘지식인의 죽음’ ‘대학은 죽었다’라고 비판하는 시선에 대해 정작 교수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교수 57.8%는 ‘그렇다’고 인정했다. 22.2%는 ‘보통’이라고 했고, 20.0%는 대학은 죽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대학은 죽었다’라는 인식은 60대 교수들(60.0%)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학문분야 중에선 예체능 계열 교수 70.6%가 ‘대학은 죽었다’고 했다. 자연계열 교수(43.3%)들이 비교적 ‘대학은 죽었다’고 인정하는 비율이 낮았다.

최근 서울지역 모 대학의 A교수가 자신의 수업계획서에 수업과제로 책을 읽은 후 리포트를 제출할 때 자신의 저서를 구매한 영수증을 첨부하라고 한 것을 놓고 잠깐 논란이 있었다. A교수는 학생들이 비싼 커피를 마시는 데는 돈을 아끼지 않는데, 최소한의 수업 준비를 위해 필요한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A교수의 해명에 대해 교수들은 얼마나 동의하고 있을까. 교수들은 51.8%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고, 31.7%는 동의한다고 했다. 16.5%는 ‘보통’이라고 응답했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부터 새 정부의 고위직 인사에서도 교수사회와 관련한 이슈들이 끊이지 않았다. 폴리페서 논쟁, 표절 시비, 학위 남발과 같은 일말이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교수사회 관련사건 가운데, 교수들은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로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주요 이슈와 관련해서는 인식의 차이가 커지 않았지만, ‘무분별한 정치참여’(24.3%)를 먼저 꼽았다. 논문 표절 등 연구윤리(23.5%), 학위 논문 부실 지도 및 심사(23.3%)도 비슷한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연구비 유용 등 연구 부정행위(15.0%)와 성추행 사건(9.0%)이 그 뒤를 이었다.

50대 교수들이 무분별한 정치참여를 꼽은 비율이 28.6%로 가장 많았고, 60대 교수들은 논문 표절 문제를 먼저 해결하자는 생각이다. 30대와 40대도 무분별한 정치참여에 앞서 표절과 학위논문 부실지도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예체능 교수들은 학위논문 부실지도 문제를, 의약학 교수들은 논문 표절과 연구비 유용 등 연구부정행위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설문결과는 교수들이 ‘정치 불신’이 팽배해 있음을 엿볼 수 있는데, 정치권의 참여 요청이 있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42.7%가 “참여하지 않는다”라고 응답한데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001년 <교수신문>이 창간 9주년 기념으로 실시했던 ‘한국 지식인 사회의 자기 성찰’ 설문에서는 ‘어느 정도 참여한다’는 응답이 36.7%로 가장 많고, ‘참여하지 않는다’라는 응답(33.5%)이 두 번째를 차지했었다. 올해 설문에선 ‘어느 정도 참여한다’는 응답은 27.2%로 두 번째였다.

교수사회의 동료의식과 소통 실태를 엿볼 수 있는 설문결과도 주목할 만하다.

   
 

동료 교수의 표절 행위를 보고 어떻게 대처하느냐고 물었다. 62.6%는 ‘비판은 하지만 조용하게 처리한다’고 밝혔다. 대처 방법 가운데 ‘모른 척 한다’는 응답이 지난 2001년 설문조사때는 4.0%였는데, 이번 설문에선 무려 23.7%로 확 늘었다. 모른 척 한다는 응답은 국립대(20.6%)보다 사립대(25.5%) 교수의 응답이 더 많았다. 서로 논문쓰기에 바빠서일까. 교수사회의 학문공동체라는 정체성, 동료의식이 점점 옅어지고 있는 실태를 보여주는 것 같다. 지난 2001년 설문조사에선 79.9%가 ‘비판은 하지만 조용하게 처리한다’고 했고, 12.5%는 ‘즉각 비판해 책임을 묻는다’고 했다. 올해 설문에서는 5.7%가 즉각 비판해 책임을 묻는다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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