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역사연구소 설립 30주년 기념 학술심포지엄
장신대 안교성 교수, 최근 30년간 한국 선교 성장 평가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소장 이덕주 교수)가 설립 30주년을 기념해 6일 오후 2시부터 서울 냉천동 감리교신학대학교 웨슬리 제1세미나실에서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한국교회 최근 30년(1982-2012) 탐구’를 주제로 열린 심포지엄에서 안교성 교수(장신대)는 ‘한국교회 해외 선교운동의 빛과 그림자’를 주제로 발표했다.
안교성 교수는 “한국교회는 20세기 후반 놀라운 교회성장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고, 1980년대부터 선교 부문도 급성장하여 비서구선교국으로 그 위상이 높아져 왔다”며 “그러나 20세기 말부터 한국교회 교회성장에 찬사를 보내던 학계에서 그 진정성(authenticity)를 문제삼기 시작하는 등 오늘날 한국교회의 위기가 심심찮게 거론되고 있고, 21세기부터는 한국 선교에 관하여서도 위기론이 제기되는 등 한국교회와 선교가 동반 몰락의 위기를 맞는 게 아닌가 하는 위기의식이 점증하고 있다”고 전제했다.
이러한 한국선교의 갈림길에서, 미래를 전망하기보다 그 전망의 근거가 될 역사를 되돌아보고자 하며, 그 목적은 한국선교의 역사를 돌아보는 데 있지 본격적인 선교학적 비평이나 선교적 대안을 제시하는데 있지 않다고 취지를 밝혔다. 안 교수는 선교에 있어 성장, 사상, 실천 부문의 명암에 대해 이야기했다.
교회 성장과 선교 성장, 그 사이 10년의 시차
먼저 선교 성장에 대해서는 1980년 선교사 수가 1백명을 갓 넘어선 데 비해, 30년 만인 2009년 무려 2만명을 넘어서 불과 한 세대만에 200배 성장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첫번째 10년간 20배 증가에 비해 마지막 10년간에는 3배에 그쳐 증가세는 점차 감소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선교 성장의 요인으로는 교회 성장과 함께 민족복음화운동에서 세계선교운동으로 이어진 대형집회, 대형집회를 통한 선교동원, 국내외 선교단체 증가, 1984년 한국기독교 백주년기념대회로 표출된 복음전도의 부채감 등이 있고, 외적으로는 국가경제력 증가 및 교회경제력 증가, 해외여행 자유화 등이 꼽혔다.
안 교수는 지난 30년간 선교 성장의 특징으로 “1980년대부터 선교 성장이 가속화했으나 1990년대부터 비로소 선교사 수가 절대숫자에 있어 두드러진 증가세를 보이는 ‘선교운동상의 시차’가 나타나는데, 이는 1980년대 선교운동을 통해 동원화된 선교사 후보생들이 본격 선교사로 나가는데 10년의 시차가 나타났기 때문”이라며 “이런 선교사 증가세는 선교사 증가율 둔화에도 당분간 계속되리라 추산된다”고 말했다. 1970-1980년대 가장 두드러졌던 교회 성장과 선교 성장 사이에도 시차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30년을 10년 단위로도 분석했다. 1980년대 한국선교가 급성장기에 돌입하면서 선교 내용이 타문화권 선교 중심이 됐고, 선교의 하부구조가 놓이기 시작했으며, 선교사 수가 급증함에 따라 주목받는 비서구선교국이 됐다. 1990년대는 선교사 절대숫자가 급증하면서 선교대국으로 인정받기 시작했고, 타문화권 선교와 교민선교가 증가했으며, 사역 다변화와 구공산권 개방으로 인한 개척선교가 시작됐고 선교학이 궤도에 오르는 등 긍정적 기대감이 넘쳤지만, 문제점들도 드러나기 시작했다. 2000년대에는 선교대국의 책임감을 자타가 공인하면서도 안팎에서 선교 선진국 발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한편으로는 세계화로 인해 한국이 다문화·다종교·다인종 사회가 되면서, 일방적·쌍방적인 선교에서 다방적 선교로 변화를 겪고 있다.
이러한 선교 성장을 통해 한국 선교의 위상은 확고해졌고, 이로 인해 한국 선교는 책임감이 강해졌으며 세계적으로 주목의 대상이 됐다. 그러나 성장 패러다임 중심적 선교 성장으로 인해 성과주의나 자기만족적 선교, 건축 위주의 선교라는 문제를 낳기도 했다. 안 교수는 “한국 선교의 성장은 교회 성장 이외에 별다른 자원을 확보하지 못한 일종의 기생 구조”라며 “그런데도 교회 성장의 정체 내지 쇠퇴라는 현실을 외면한 채 성장 패러다임만을 고집한다면, 장차 교회 성장 정체로 인해 선교 성장과의 간극이 크게 벌어져 파국을 맞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므로 다양한 출구전략을 마련하고, 선교비 축소 시대에 맞는 청지기적 선교 개념을 고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30년간 이끌어온 전통적 선교관
안교성 교수는 “한국 선교가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지만, 선교 사상 특히 선교 신학의 발전이 미흡하다는 평가가 있다”며 “오늘날 선교학은 신학 가운데 가장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지만 선교가 급성장했던 1980년부터 20년간은 선교학의 발전이 부진했고, 그 결과 신학적 관점보다 실용적 관점이 지배하면서 전통적 선교관 우세, 교회 중심적 선교, 한국적 선교 등이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전통적 선교관’이란 전도 중심, 교회개척 중심, 선교사 중심 등의 선교다. 그래서 초기에는 전도 및 교회개척 중심, 목회자·선교사 중심, 선교기관·후원교회 중심의 양상을 보였으나, 점차 평신도 전문인 선교사의 약진, 선교사역 다변화, 선교기관 및 현지교회와의 협력 및 교류 등의 모습도 나타났다.
안 교수는 “한국에는 20세기 전반 ‘선교의 재고(Rethinking Missions)’로 대변되는 진보적 선교사상의 대두, 서구선교와 현지교회의 갈등 및 현지교회의 부상 등 선교상황 변화, 에큐메니칼 선교 및 하나님의 선교 등으로 대변되는 교회간 선교협력 및 교회의 선교 주도권 등이 잘 소개되지 않았다”며 “1980년을 전후해 활동하기 시작한 대다수 국내외 선교단체들의 보수신학적 성향은 전통적 선교관을 더욱 강화했다”고 했다.
서구 개신교 선교운동에서는 선교회 중심의 선교가 주종을 이뤘지만, 한국교회는 처음부터 자전적 전통이 있었고 교단 설립 초기부터 선교를 시행한 ‘자선교적 교회(self-missionizing church)였기 때문에 ‘교회 중심적 선교’가 대세가 됐다. 안 교수는 “교회 중심적 선교 성향이 한국 선교 급성장에 크게 기여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로 인해 후원교회와의 갈등, 교회의 지나친 입김, 전문성 결여, 전시행정식 선교, 선교의 교회 종속성 강화 등의 문제점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적 선교’는 성공적으로 정착한 ‘한국형 기독교’의 장점을 현지에 이식할 수 있지만, 한국교회의 단점까지 심거나 현지와 맞지 않는 선교가 될 수도 있다. 안 교수는 “자본주의식 한국 선교는 진정성에 대한 오해를 부를 수 있고, 최근 한류(韓流)와 접목하려는 노력도 단기적으로는 의미가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문화제국주의로 오해받을 수 있다”며 “또 한국 선교는 공산주의에 대한 몰이해나 무관심 때문에 그 지역 사역을 하면서도 독특한 선교 노하우를 축적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개인주의적 선교의 한계 드러나
안교성 교수는 “지난 30년간의 한국 선교 실천에 대해 단적으로 말한다면, 급성장과 그에 따른 부실”이라며 이는 신진 선교, 개인주의적 선교 의식, 팽창주의적 선교 정책 등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신진 선교’란 한국 선교가 이미 100년의 역사를 지녔음에도 1980년대부터 사실상 새롭게 시작한 면모를 지녔다는 뜻이다. 그 결과 한국 선교는 사전 지식 없이 거의 맨손으로, 단순한 열정에 의지해 매진하여 괄목할 정도로 성장했고 이같은 열정과 헌신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안 교수는 “서구 선교사들이 인건비 등 경제적 문제로 축소되는 상황에서 저비용 고효율의 대안이 되리라는 기대도 있었다”며 “여하튼 신진 선교로서의 한국 선교는 열정과 미성숙이 결부됐으며 시행착오를 거듭하는, 한 마디로 좌충우돌의 선교를 수행했다”고 말했다.
‘개인주의적 선교의식’이란 선교사대로, 선교단체대로, 후원교회대로 개인주의적 성향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런 선교는 단기적으로 융통성을 발휘할 여지를 줘 일정 수준 성공을 거뒀지만, 장기적으로는 아마추어리즘과 선교사역 사유화의 위험이 있었다. 안 교수는 “개인주의적 선교는 한국 선교가 지난 30년간 엄청난 인적·물적 자원을 투자하고도 세계 선교계에 제대로 내세울 만한 독특한 업적이 없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며 “한국 선교가 개미군단처럼 백병전에 만족하는 ‘미시적 선교’를 하는 한 세계 선교의 판을 짜는 ‘거시적 선교’에는 소외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선택과 집중, 이를 보완하는 선교연합에 바탕을 두지 않고 전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팽창주의적 선교정책’은 자기만족 외에 실질적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고도 했다. 안 교수는 “지난 세기부터 선교 완수를 위해 선교사 재배치가 큰 관심을 받았는데, 한국 선교는 재배치에 앞서 선교기관 정책 전환부터 이룰 필요가 있다”며 “이런 팽창주의는 선교정책의 피상성, 선교사역의 비전문성, 선교복지의 발전부진의 주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선교 거대주의 성향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그 자체가 성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므로 근본적인 사고 전환이 필요하며, 직접적 선교동원 현장의 위기감을 기회로 만들기 위한 적극적 자세가 요청된다는 것이다.
한국선교의 전망
안교성 교수는 선교의 미래에 있어 한국 선교의 과반수를 차지하면서도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여성 선교사 문제, 선교사 후보생 감소로 인한 선교동원 위기, 비즈니스 선교·디아스포라 선교·공동체 선교·스포츠 선교 등 21세기형 선교에 대한 연구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안 교수는 “모든 삶과 활동이 그러하듯 한국 선교에도 명암이 교차하고, 이러한 현실은 부인할 수 없다”며 “오히려 그러한 명암을 잘 조화시켜 명작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선교의 밝은 점은 무엇보다 세계 선교를 비서구선교가 함께 감당하고 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고, 선교 실천 과정에서 많은 문제들에 봉착했지만 고무적인 사실은 이런 문제를 떠안고 해결하기 위해 대화하고 변화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라며 “이처럼 작은 변화의 물줄기가 문제도 많고 탈도 많다는 한국 선교의 주류를 변화시킬지 혹은 묻혀버릴지 지켜볼 차례”라고 전했다.
한국기독교역사학회(회장 류대영 교수)와 공동 주최한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장규식 중앙대 교수의 사회로 김성건 교수(서원대)가 ‘고도성장 이후의 한국교회-종교사회학적 고찰’을, 이진구 교수(호남신대)가 ‘최근 한국 사회의 안티 기독교 운동과 기독교계의 대응’ 애 대해 발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