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엔 류순권 목사가

한국교회 인권센터 신임 이사장과 소장 취임식이 지난 4월 23일에 기독교회관 2층에서 열렸다. 국내 인권의식과 운동의 선구저적 역할을 해온 한국교회 인권센타는 NCC에서 독립해 운영중이다. 이날 취임식 행사는 민희숙 사제의 인도로 기도는 정금교 목사(에큐메니안 대구 지사장)가 했으며 설교는 정진우 서울디아스포라교회 목사가 했다.
축사는 인권 재단의 박래군 상임이사가 하였다. 또 장예정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상임집행위원장은 “차별금지법 제정 운동을 가로막는 것도, 희망이 되는 것도 기독교”라며 “종교를 앞세워 차별을 정당화하는 기독교가 있는 반면, 한국교회 인권센터처럼 목소리 내기를 마다하지 않는 기독교인들이 우리의 희망”이라고 주장했다.
신임 최형묵 이사장은 대표적인 민중신학자로 민중신학회 회장을 역임하고 천안 살림교회서 목회중이다. NCC 여러 위원회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온 분으로 누구보다도 인권의식이 높고 인권센타의 역사에 정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소장으로 취임하는 류순권목사는 PCK소속으로 그간 KSCF에서 총무 대행으로 사역했다. 타원형교회서 목회도 하는 등 에큐메니칼운동에 전념해왔다.
그러나 직전 이사장과 소장 황인근에 대한 인사나 소개가 없을뿐더러 형식적으로 이취임도 아닌 것은 그만큼 복잡한 사정을 보여주는 듯 하다. 이는 몇 년전 NCC가맹 교단들과의 인권센타의 사업과 관련하여 이견들이 있었고 최종 지난 2024년 72회기 3차 정기실행위원회(실행위)서 최종 결의가 있었다고 한다.
촉발은 지난 2019년 인천 퀴어축제에 감리교단 소속 이동환목사가 참석하여 축복을 한 것 때문이다. 이로 인하여 교단은 이목사를 동성애 옹호자로 출교를 하지만 사회법에 의하여 복권된다. 이어 이동환목사에 대한 교단재판에서 동조한 동료 목회자들도 소속 연회에서 수난을 당하였다.

이에 인권센타도 이동환목사를 지지하고 차별금지법안을 찬성한다는 이유로 회원 교단일부서 논란이 일자 지난 2024년 11월 최종 NCCK를 빼고 한국교회인권센타로 결정되었지만 그 역사와 전통은 그대로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운영진은 신임 이사장 최형묵목사와 부이사장에 원용철목사 민숙희사제 손은정목사이며 서기는 김진수 청년이다. 또 사무국 소장은 류순권목사이며 국장은 이성철, 간사 박우섭이다.
그간 한국교회 인권센터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산하 인권위원회를 1974년에 설립된 단체로서 국가폭력 피해자 지원, 소수자 인권 옹호, 차별금지법 제정 운동 등 한국 사회 인권 현안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왔으며 매년 인권상을 수상하는 중이다. 다음은 인권센타에서 이번 행사에서 발표한 입장문이다.

한국교회 인권운동의 계승과 전환을 위한 결의문
한국교회 인권센터는 1974년 출범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위원회의 역사와 정신을 잇고 있다. 군사독재와 국가폭력의 시대에 교회는 인간의 존엄과 자유가 짓밟히는 현실에 맞서 기도하고 행동하였으며, 억눌린 이들과 함께하는 가운데 한국 사회 인권운동의 길을 열어 왔다. 오늘 우리에게 그 역사는 기념의 대상이 아니라, 다시 붙들어야 할 책임이다
오늘의 한국 사회와 인권 현실은 과거와 다르다. 오랫동안 인권의 중심 과제는 국가권력에 의한 직접적인 폭력과 억압에 맞서는 일이었으나, 오늘 인권의 문제는 더욱 일상적이고 구조적인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자본은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불안하게 만들고, 사회는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를 세우며, 그 경계 밖에 놓인 이들을 배제와 혐오 속으로 밀어 넣고 있다. 국가의 외면과 방치, 책임 회피 가운데 생명의 존엄이 훼손되고 있다. 국가보안법의 존속, 생명안전기본법과 차별금지법의 부재는 이 사회가 무엇을 미루어 왔고 누구를 뒤로 밀어 두어 왔는지를 보여 주는 징표이다.
한국교회 인권운동은 전환을 요청받고 있다. 이제 우리의 과제는 사람의 존엄을 훼손하는 구조와 문화, 제도와 언어를 바꾸는 데까지 나아가야 한다. 인권은 우리가 어떤 사회와 공동체를 만들어 갈 것인가를 가늠하는 기준이어야 한다. 또한 그 인권은 국가의 경계를 넘어 온 세계에 보편적으로 실현되어야 한다. 우리는 오늘의 현실에 응답할 새로운 감수성으로 새로운 책임을 감당해야 하는 과제 앞에 서 있다.
교회는 이 과제의 바깥에 있지 않다. 교회는 한국 사회의 인권운동에 기여하기도 하였으나, 동시에 차별과 혐오, 배제와 침묵을 되풀이해 온 책임에서도 자유롭지 않다. 교회가 세상의 고통을 말하면서도 정작 교회 안의 차별과 배제를 외면한다면, 더 이상 인권을 말할 자격이 없다. 그러므로 오늘 한국교회 인권운동은 세상을 향한 외침인 동시에 교회 자신을 새롭게 하는 성찰과 갱신의 운동이어야 한다. 교회가 배제의 언어가 아니라 정의와 평화, 생명의 언어를 말할 때, 한국교회 인권운동은 다시 시대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오늘 한국교회 인권센터는 과거의 기억을 오늘의 책임으로, 미래의 희망으로 전환할 것을 결의한다. 우리는 이 땅의 고통을 감싸안으며 인권선교의 길에 나설 것이다. 국가폭력과 억압의 제도에 맞서 온 역사를 잇되, 오늘의 일상 가운데 자리한 차별과 혐오, 배제와 불평등의 구조를 더욱 깊이 직시할 것이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모든 존재의 존엄이 온전히 존중받는 사회, 차별과 혐오가 아니라 평등과 환대가 공동체의 질서가 되는 사회를 향하여 한국교회 인권운동의 길을 힘차게 열어갈 것이다.
2026년 4월 23일 한국교회인권센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