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세금 안내도 된다.
2016년 4월 16일자 뉴스엔죠이에 기고한 글
http://www.newsnjoy.or.kr/news/articleView.html?idxno=16129
교회의 재정은 신도들이 신앙행위 전체를 통하여 종교적인 감화(은혜)를 받아서 내는 자발적(헌금)인 돈이다. 물론 경쟁적이거나 강제로 내게 하는 곳도 있다는 것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헌금으로 드려지는 교회의 모든 재정은 신도들이 세상의 다양한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얻은 소득이며 세금도 낼 만큼은 낸 후에 드려진 것이다.
"성자직도 급여를 대가로 일하니 세금을 내자"한다. 그러나 의사나 약사의 경우, 환자를 많이 진료하고 늦게까지 일하면 돈 더 번다. 회사원도 직장에서 잔업하고 특근하면 더 받는다. 그럼 목회자도 그러한가. 그러하지 않다. 그런 면에서 직업이 아니라는 것이다. 성직자의 일이란 드러난 부분(사람들)과 드러나지 않은 부분(하나님)이 있는데 사실 드러나지 않은 게 더 많다. 그래서 누가 보든 보지 않던지, 돈을 더 주든 말든 신도들을 향하여 성실하게 관심을 갖고 돌본다는 뜻에서 목회자(Pastor)라고 하는 것이다.
"소득이 있는 모든 곳에는 과세를 해야 한다"는 것은 국세청의 구호이다. 그러나 임시직에는 세금이 없다. 가게 종업원과 배달부들, 건축현장의 임시직(파출부, 아르바이트) 등에도 없고 당사자의 신고 의무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외국의 경우에 성직자의 세금은 목회와 사회의 안정성이 확보된 곳은 징수하지만, 그 외에는 안 낸다. 일본도 법인에서 근무하는 목사는 세금내지만 그 외에는 세금을 내지 않는다.
聖職과 聖職者 어떻게 다른가
어떤 분은 이제 "성직자는 없으며 모두가 성직이다" "근로를 하고 돈을 벌었으면 세금을 내야 한다"고 말하는데 이런 눈으로 교회와 목회자를 보면 안 된다. 교회의 모든 직분은 聖職(거룩한 일)이며, 그 직을 전문적으로 하고 밥을 먹는 사람(者)을 성직자(聖職者)라고 한다. 목사가 되었다고 해서 다 성직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 신도들 앞에서 정직하고 성실하게 사명을 감당함으로써 사람들로부터 성직자라고 불리게 되는 것이다.
"상의 직업과 목회자가 무엇이 다른가"라고도 하는데 분명히 다르다. 성직자는 직업으로가 아니라 사명으로 시작하는 것이며(원론적으로), 그렇기에 성결하고 거룩한 존재라는 의식을 스스로 끊임없이 해야 하고 사회도 그런 의미를 부여해준다. 그래서 성직자는 자기가 맡은 교회의 일을 보수에 상관없이 전문적으로 계획적으로 주도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성직자에게 세금을 받으려면 교회도 종교법인화 하던지 기업들처럼 각종 사회보험을 의무적으로 들어주고 신분상의 안정을 줘야 한다. 그게 번거로워 "교단에서 세금을 일괄처리 대행하라"고 하면 교단에서 모든 것을 책임져줘야 한다. 그런데 예를 들어서 장로교회는 위임목사(최근에는 임기제로 재신임을 묻기도 하지만)는 몰라도 임시목사(3년), 부목사, 전도사(1년)라는 고용상의 불안정성을 어떻게 담보할 것인가? 그러니까 단순히 세금 문제만을 갖고 볼 것이 아니다. 종교단체의 특수성과 이중성을 알아야 할 것이다.
현재 세무 당국도 그렇고 종교단체의 안과 밖의 시민, 진보나 보수를 표방하는 사람도 성직자의 수입이나 생활비를 일반 직장에서의 영업 소득과 동일한 것으로 보고 있지 않다. 외국에서도 성직자에 대해서 과세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면세나 감세, 각종할인제도는 성직자로서 사회적인 존경과 덕망을 유지하라는 의미다. 그리고 나라마다 국가의 기원과 종교역활 법의 상관관계나 국민의 정서와 법의 운영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성직자도 월급 받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 세금을 내자는 것은 얼핏 듣기에는 타당하지만, 그건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일이다. 그것은 종교의 특수성과 자발성, 거룩성, 순수성을 포기하는 일이며 사회적인 잣대와 기준으로 교회를 다스리려는 좋지 않은 전례다. 잘못하면 앞으로 성직자의 종교활동을 직장이나 소득행위로 보고 돈 벌었으니 세금을 내고, 세금을 냈으니 떳떳하다고 할지 모른다. 우리가 세금에 대하여 언급하려면 조세전반의 문제에서 시작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니 세금을 내고 싶은 교회나 목회자는 세금을 내시되 남에게 강요하지 마시고 안내는 분들도 ‘탈세 목사’라고 자학하지 마시고 내는 심정으로 사회의 가난한 이웃을 위하여 더 봉사와 구제를 하면 된다.
세금에 대하여 말하려면
조선일보의 보도에 의하면, "우리 사회 소득 피라미드의 최상부를 점한 고소득 자영업자와 전문직 종사자들의 탈세 실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국세청은 탈세혐의자 422명을 대상으로 표본 세무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들이 한해 평균 6억 3000만 원을 벌고도 2억 7000만 원만 신고, 소득 탈루율이 57%에 달했다"고 밝혔다. 특히 예식장, 스포츠센터, 유흥업, 부동산관련업을 운영하는 기업가형 자영업자 97명은 연간 평균소득 8억 1000만 원 중 4분의 3인 6억 원을 빼돌렸다" 고 보도하고 있다.
경제정의실현시민연합도 "조세, 감세 논쟁 이전에 조세정의의 실현이 선행되어야 한다"라는 제하의 성명서에서 1. 국세청의 1차 세무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이 된 고소득 자영업자 422명이 누락한 소득이 무려 3016억 원에 달하며 이는 자신들의 소득 중 56.9%에 달하는 금액을 탈루했다. ‘기업가형 자산가’ 97명은 소득의 74%인 1인당 평균 6억 원을 탈루했다. 전문직 자영업자는 42.8%, 기타 자영업자는 54%를 소득 신고에서 누락했다. 그러다보니 이번에 추징한 세금이 자진납부한 세금의 1.7배에 이른다.
2. 고소득 자영업자의 소득 탈루 문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조세 체계에서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것에도 불구하고 불합리한 과세과표로 인한 근로소득 과세의 형평성 부재,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되어 있는 부동산 및 금융 소득 과세로 인한 자산 소득과 근로 소득의 형평성 부재 등이 우리나라 조세 시스템의 대표적인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문제점에서 혜택을 보는 것은 물론 대부분 고소득층이다. 조세 시스템이 양극화에 도움이 되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양극화를 부추기고 있는 실정이다.
세금, 안 내는 사람 없다
현재 우리나라 국민은 직접세와 간접세를 낸다. 간접세는 모든 국민이 소비할 때 부과된다. 그래서 누구나 이 땅에서 생명을 부지하는 한 소비하게 되고 소비하는 한 세금을 내게 되어 있다. 신생아도 소득이 없지만 기저귀를 차고 분유를 먹는 순간부터 세금을 내는 것이다. 그런데도 목회자가 세금을 안 낸다거나 공공시설을 이용할 자격이 없다고 하는 것은 아주 잘못된 말이다.
더욱이 일반 직업과 목회자를 본질상 동일시하는 것은 잘못이다. 양자는 차별해서는 안 되지만 차이는 인정해야 한다. 얼마 전 성직자도 사회의 노동자처럼 임금과 고용조건의 개선을 위하여 노조를 만들자고 한 일이 있다. 세금 내자는 분들과 비슷한 사람들이다. 교회의 문제를 사회적인 힘과 여론을 빌려서 해결하고, 사회법을 우위에 놓고 교회를 고쳐야겠다는 발상이다. 내라고 하지도 않는 세금을 법을 만들어서 내자고 하질 않나 국세청을 직무유기로 고발한다고 하질 않나 이렇게 신도들의 정신을 헷갈리게 하고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전에 광산촌 교회에서 있었던 일이다. 12월 말에 부임을 한 후 새해 첫 주였다. 예배 후 장로님이 생활비를 가져왔다. 그래서 나는 "한 주밖에 안 됐고, 한 일도 없는데요" 하니 "그래도 생활은 하셔야지요"라고 말했다. 앞으로 사례비는 매주 첫 주에 나가고 그 다음에 공과금으로 교회 경비를 지출한다고 했다. 다음의 임지에서도 그렇게 했고 모든 교회들이 그렇게 하는 것으로 안다. 얼마나 아름답고 감사한 일인가?
한국교회는 성직자를 이렇게 대우한다. 한 달 일해보고(하는 거 봐서) 월말에 월급으로 주지 않고 많든 적든 "생활하라 그리고 일하라"고 먼저 주는 것이다. 일했다고 주는 월급이 아니다. 해당 교회의 형편에 맞는 생활비로 주는 것이다. 그래서 교회가 재정이 안 되면 적게 주고, 없으면 안 받고도 그러고도 일하는 것이다.
세금에 대하여 말하려면, 조세의 원칙적인 관점을 세우는 조세정의와 형평성, 세금의 사각지대, 강남구 모 의회의 세금인하 등 특정지역의 이기적인 세금저항과 세금 거부을 먼저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나아가 우리 사회의 변호사나 세무사, 의사, 한의사, 약사들에게 성실한 세무신고와 납부를 독려해야 할 것이다.
세금을 내자는 말의 선언적인 의미는 이해한다
전에도 말한 바 있지만, 교회의 지도자들이 헌금을 투명하고 바르게 운영하지 않는 한 이러한 비난과 도전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교회를 사유화하고 내가 키웠다는 식의 기업 자수성가형, 오너형, 세습형 등 1인지하의 권력은 인사와 재정의 독재를 가져온다. 나아가 이런 재정으로 과시를 하거나 선심성 기부행위로 기구나 단체나 만들어 사람들에게 보조금을 받기 위해 아부하기도 한다. 이것은 정치적인 성향을 대변한다고 본다. 하루빨리 거기서 기생하는 단체들과 대행업체들은 자발성과 자립성을 회복해야 한다.
그리고 모든 종교단체와 성직자들은 세금을 안 내고도 소속집단과 사회에서 존경 받는 지도자들이 되야 한다. 그러려면 사역의 전념(사택과 차량, 생활비는 교회에서 받고도 일은 다른데서 더 많이 하는)해야 하고 더 많이 일하고 덜 받고, 낮은 자리에 거하며 가난하고 어려운 이웃의 친구가 되어야 한다. 전국에 산재한 교회들이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고 필요한 곳에 기부하고 봉사하는 것은 세금을 내는 것보다 실제적인 자선이 될 것이다.
| 총회 국내선교부 산하 산업선교위원회 주관 세미나 사회자: 영등포산선 총무 손은정 목사 | ||
